[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TBS 양대노조가 차기 사장 선출 방식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TBS가 재단 설립 때 만들고 지켜왔던 시민평가단의 평가 과정이 이번에는 시민들에게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TBS 정상화를 위한 양대노조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3일 열리는 6명 후보에 대한 시민평가 과정을 생중계로 공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TBS가 재단 설립 시기부터 정치적 독립과 시민 참여를 위해 사장 후보 추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시민평가단의 평가 절차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지원자를 공개 모집하고 시민평가를 최대 40% 반영하도록 했습니다.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 여당이 과반 넘게 추천해 사장 후보를 결정하는 임원추천위원회의 평가 방식에 공정성을 더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이용성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자문특별위원장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는 TBS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는데 도대체 그들이 생각하는 TBS의 공정성은 무엇인지, 사장 후보 추천 과정에서 보여주는 행태를 보면 대단히 우려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모든 절차, 유튜브·TBS TV에서 생중계하라"
양대노조는 시민평가단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평가 자료·절차·결과 반영 등 모든 과정을 시민들이 지켜볼 수 있도록 공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그 방법으로 6명 후보의 정책설명회와 시민평가단 평가를 유튜브와 TBS TV에서 생중계를 제안했습니다.
KBS와 MBC 등 공영방송과 공영언론사의 사장 후보 시민평가는 모두 공개됐는데, 시민에게 신상이 공개되길 원치 않는 사람에게 TBS 대표 자격이 있냐는 지적입니다. 이에 대해 생중계는 후보자의 신상이 공개되기 때문에 후보자들의 개별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관계자의 답변이었다고 노조는 밝혔습니다.
최종 후보 선정도 시민들과 TBS 노동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라고 강조했습니다.
조정훈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장은 "도대체 몇 명이 서류를 내고 통과했는지, 정책설명회에서는 몇 명이 발표를 하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임추위 면접, 밀실·편파 심사 우려"
양대노조는 시민평가단의 평가 이후 열리는 임원추천위원회의 면접전형도 문제 삼았습니다. 시민평가단의 평가 절차는 임추위의 독단적인 대표 선출을 막기 위해 도입됐는데, 이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시민평가 결과를 이전보다 더 낮은 비율로 반영한다면 시민평가는 요식행위에 그칠 뿐이라고도 비판했습니다.
또한 노조는 시민평가 결과가 나온 이후 임추위가 후보를 평가하는 것을 밀실 심사이자 편파 심사가 될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면접을 진행하며 최종 평가에 다분히 정치적인 요소를 포함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서고 있습니다.
이정환 TBS 노조위원장은 시민평가단을 향해 "평가 자료, 절차, 결과 반영 등 모든 절차에 있어 투명성과 공정성을 요구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사장 후보를 결정할 임추위에게는 "임추위는 시민평가 제도 도입의 취지와 원칙을 제대로 준수하고, 시민평가단과 동시에 평가를 진행하라"고 촉구했습니다.
TBS 양대노조가 10일 서울시청 앞에서 TBS 사장 선임 과정을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윤민영 기자)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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