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6일 "그동안의 성공 방정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며 중소기업 수출을 제대로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발표했습니다. 중기부의 이번 방안 추진은 '무명의 수출 용사'인 중소기업을 조연이 아닌 주연 자리에 앉히겠다는 선언이기도 합니다.
중기부는 이날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개최한 '수출 중소기업 간담회'에서 중소기업 수출지원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디지털 분야 신 수출시장 확대, 세계화로 무장된 강한 기업 육성, 현장 수요에 기반한 수출지원체계 구축 등 세 가지가 골자입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6일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수출 중소기업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그간 중소기업은 수출 역군이면서도 대기업 그림자에 묻혀있었다는 게 중기부 판단입니다. 중소기업은 지난 2019년 기준 총수출의 18%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수출기업에 원·부자재를 공급하는 간접수출을 합치면, 총수출 기여율이 39%에 달합니다. 수출 규모는 지난해 1175억 달러로 전년도 1155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중소기업 수출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중국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 1·2위 품목인 플라스틱 제품과 화장품 수출이 각각 4.9%와 7.6% 감소하는 등 수출 둔화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이 장관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그동안의 수출 물품, 수출 방식 자체를 재고해야 되는 시점"이라며 "대한민국 수출의 50% 이상을 5년 안에 달성 하겠다는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수출기업은 2019년 9만5000개로 최고치를 찍은 뒤 2021년부터 9만2000개로 줄어 정체됐습니다. 수출 중소기업의 56%가 1개국에만 수출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2027년까지 중소기업 수출 기여도 50%, 수출액 1500억 달러를 달성하기로 했습니다. 수출국은 기존 44개국에서 55개국으로, 수출 1000만 달러 이상 기업은 2274곳에서 3000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중기부는 우선 플랫폼 기반 온라인 수출 확대를 지원합니다. 100개사의 입점과 홍보, 물류, 배송 등 온라인 수출 전 과정을 원스톱 패키지로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합니다. 국내 최초 항공 수출 중소기업 전용 물류센터는 올해 착공합니다. 물류 바우처 지원은 지난해 847곳에서 올해 2500개사로 늘립니다.
세계화로 무장한 강한 기업 육성도 주요 과제입니다. 그간 간접수출 기업이 지원 사업 등에서 차별받는다거나, 대기업에 간접 수출 확인 서류 발급을 요청하면 귀찮아하며 무시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입니다. 이에 중기부는 대기업의 간접수출확인서 발급 건수를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반영하도록 제도를 정비합니다. 수출지원 정책에서 간접수출과 직접수출을 동일 대우하기로 했습니다. 간접수출기업의 수출 기여도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올해 정부 포상 '무명의 수출 용사(가칭)'도 신설합니다.
중기부는 분산된 수출기업 지정제도를 '글로벌 강소기업+ 프로젝트'로 통합해 올해 1000개사를 선정합니다.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에 수출바우처를 자동 지원합니다. 수출기업 지정제도 지원 대상과 기관, 시기가 달라 혼란스럽다는 의견을 반영했습니다.
올해 K팝 한류공연과 수출박람회를 융합한 'K콘 위드 K 브랜드(K-CON with K-BRAND)' 행사를 태국과 일본, 벨기에와 미국, 인도네시아에서 총 다섯 차례 엽니다. 중동·유럽(EU)·미주 등 전략시장 수출 전시회 파견은 지난해보다 10회 많은 40회로 늘립니다.
해외 규격 인증 요구 확대에 대응해 기업 수요가 많은 CE(유럽), NMPA(중국), FDA(미국) 등 6대 인증 중심으로 전담대응반도 운영합니다. 연중 상시접수와 간이심사를 지원하는 패스트트랙을 신설하고, ESG·탄소중립 관련 인증은 인증별로 지원한도도 확대합니다.
중소기업에 환변동보험료와 수출보험료를 지원하고, 17조8000억원 규모 수출금융도 지원합니다. 중소기업 수출지원센터에 접수된 건의사항은 범부처 합동 '원스톱 수출·수주지원단'과 신속히 처리할 방침입니다.
이 장관은 "(정책의) 고도화와 지능화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한민국의 수출에 관련된 자이언트 스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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