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작년 글로벌 경기침체 직격탄
연간 영업손실 2조원…부채비율도 상승
고강도 비용 감축 등 재무건전성 회복 최우선 과제
2023-01-30 06:00:00 2023-01-30 11:02:28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가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전방산업 수요 부진 여파로 2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이는 2004년 상장된 이래 가장 저조한 성적입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6조1518억원, 영업손실 2조85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대비 12.47%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습니다. 4분기만 놓고 보면 7조3016억원의 매출, 8757억원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됩니다. 매출은 17.01% 줄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한 것인데요. 당기순손실은 2조938억원, EBITDA(상각전 영업이익)는 2087억원(이익률 3%)을 기록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1조3593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습니다. 당시 CEO였던 한상범 전 부회장은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이후 2020년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생활건강, LG화학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의 CFO를 두루 역임한 '재무통' 정호영 사장이 LG디스플레이 사장에 취임했습니다. 정호영 사장은 당시 적자 규모를 290억원 수준으로 대폭 감소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2조230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하지만 지난해에는 흑자 전환 1년만에 겹겹이 쌓인 재고와 유동성 악화에도 직면하게 됐습니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순손실 누적으로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3분기 기준 3조2656억원으로 2021년 말보다 1조원 감소했는데요. 재고도 2020년 2조1706억원 수준에서 2021년 3조3503억원을 넘어 작년 9월 말 기준 4조5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다만 4분기에는 생산량을 대거 감축하면서 2조8000억원 수준까지 낮췄습니다.
 
부채비율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019년 184.9%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2020년 175.4%, 2021년 158.5% 등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업황 악화로 인해 3분기 기준 181%로 상승한 이후 4분기 215%를 찍었습니다. 부채비율이 높아진 것은 순차입금의 증가때문인데요. 순차입금은 3분기 기준 12조270억원에서 8530억원이 늘어나면서 13조원에 육박하게 됐습니다. 순차입금 비율 역시 4분기 101.1%까지 상승했습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사진=LG디스플레이)
 
정호영 사장은 지난해 초 신년사에서 OLED 대세화, LCD 구조혁신, POLED 사업기반 강화의 3대 핵심 전략과제를 내세운 바 있습니다. 당시 그는 "OLED TV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명실상부 최고의 TV'로 확고히 자리 잡아 안정적인 성장과 이익을 창출하는 핵심사업이 되게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확대된 생산능력과 고객 기반, 모델 라인업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경쟁력과 시장지배력, 수익 기반 강화에 전사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강조한 바 있습니다.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OLED 대세화는 아직 요원합니다. OLED TV의 경우 최대 시장인 유럽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유럽 외의 시장에서는 저렴한 LCD TV의 비중이 90%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도 올해 OLED TV 매출 비중이 11.4%에서 12.8%로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따라서 LG디스플레이의 패널 출하도 둔화됐습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출하량은 2020년 440만대에서 2021년 740만대로 늘었으나 2022년 700만대 내외로 역성장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이 급격히 둔화된 국내 TV용 LCD에서도 이제 막 철수를 시작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일찌감치 LCD 시장에서 철수한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국내 생산 종료를 결정했습니다. 
 
문제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시장 회복기는 2분기 이후로 전망되며 그때까지 고강도 비용 감축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인데요.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생산직에 이어 사무직까지 희망 휴직 신청 범위를 넓혔습니다. 희망자에 한해 3∼12개월간 쉬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휴직자에게는 고정급의 50%를 지급합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영업 활동을 통해서 돈을 가장 잘 벌어들이는 게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라면서도 "부진 사업으로 판정이 난 LCD TV 출구 전략을 가속화 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투자 및 비용의 과감한 축소와 효율화 통해 시장 상황에 맞는 운영 체계를 확보하고 최소 수준의 재고 관리 및 운영 자본 관리를 통해 지출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실행하고 있다"며 "7세대 LCD 팹 종료, 중국 8세대 팹의 단계적 축소 등은 단순히 생산 축소의 문제가 아니라 투입되는 비용을 줄이겠다는 의미로 1분기에만 운전자본관리와 비용 효율을 통해 약 1조원을 절감하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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