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시장 풍향계 대어급 '오아시스'에 달렸다
올해 첫 대어 오아시스…공모시장 흥행 분위기 이어갈까
소형주 IPO 흥행…시장 분위기 반전으로 보긴 힘들어
"오아시스 흥행 장담 힘들어…공모가 밴드 하회 가능성도"
2023-02-02 06:00:00 2023-02-02 06:00:0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기업공개(IPO)에 나선 소형주들의 '따상'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대어’급 첫 주자 오아시스의 흥행 여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입니다. 올해 첫 1조원대 몸값을 기대하는 오아시스의 흥행 여부가 IPO시장 분위기를 예단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섭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새벽배송 오아시스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오아시스는 오는 7~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칩니다. 이후 공모가를 확정하고, 14~15일 일반청약을 거칩니다. 오는 24일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입니다. 회사는 지난 25일부터 국내 및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시작했습니다. 
 
오아시스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는 주당 3만500~3만9500원으로, 이에 따른 예상 시가총액은 1조~1조2535억원에 달합니다. 공모가를 확정할 경우 지난해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373220) 이후 처음으로 조 단위 몸값에 증시 입성에 성공한 사례가 됩니다. 앞서 1조원대 몸값을 기대했던 쏘카(403550)의 경우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며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1조원 밑(9665억원)으로 내려갔습니다.
 
올해 IPO시장은 대어급보다는 중소형급 위주의 상장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대어급 공모주들의 경우 조달하는 자금 규모가 큰 만큼 증시 상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통상 약세장에선 공모주들이 적정가치를 평가받기 힘들어서죠. 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의 소형사들의 경우 IPO 시장 분위기를 판단하는데 무리가 있습니다. 국내 공모편드 규모는 31조원에 달하는데요. 소형주의 경우 수급은 많고 공급은 적어지는 불균형이 발생해 과거부터 흥행에 유리했다는 것이 투자은행(IB)업계의 설명입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조 단위' 기업인 오아시스가 대형사 IPO의 선봉장에 서게 됐습니다. 오아시스가 상장에 성공한다면 컬리의 상장 철회로 이커머스 업계 상장 1호 타이틀을 거머쥐게 됩니다. 
 
증권가에선 오아시스의 새벽배송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필수소비재인 식품은 소비를 줄이기 힘든 영역”이라면서 “모든 식품시장의 절반 이상이 온라인으로 소비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고금리,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은 회사 성장의 불안 요인입니다. 정 연구원은 “금리가 높아진 상황이라 가계에서 소비자체가 어려워 졌다”면서 “현재 오아시스가 흑자이긴 하지만 지속적인 수익과 성장성을 위해선 국내외 경제 상황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아시스는 지난 2019년~2021년 3년간 연속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2019년 매출 1423억원, 영업이익 10억원에서 2021년 매출 3569억원, 영업이익 57억원 수준으로 성장했고요. 지난해는 3분기까지는 매출 3118억원, 영업이익 7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 규모가 두배 이상 성장했지만, 마켓컬리와 쿠팡 등 경쟁업체들과의 마케팅 경쟁으로 수익성은 악화됐습니다. 지난 2020년 대비 2021년의 영업이익률은 4.06%에서 1.59%로 하락했으며, 순이익률 또한 4.12%에서 1.24%로 축소됐습니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수익성 저하 원인은 당사가 지난 2021년에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발급한 할인 쿠폰이 많이 사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지난 2019년 348억원이었던 판관비는 지난해 841억원까지 늘었습니다.
 
회사는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물류센터 등 시설투자에 집중. 시장지배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입니다. 공모를 통해 조달하는 1095억원(공모가 밴드 하단 기준) 중 725억원을 시설투자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물류센터 부지 같은 경우는 현재 성남, 의왕, 언양 지역에 있고 나머지 지역의 부지를 찾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시장 일각에선 오아시스 공모가가 고평가됐다는 의견을 내놓습니다. 오아시스는 희망공모가 등 기업가치를 산정하기 위해 오아시스는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인 EV/Sales 방식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산출했는데요. 나스닥 상장 이후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쿠팡 역시 시가총액을 매출액으로 나누는 PSR(주가매출비율)을 활용한 바 있죠.
 
비교그룹으로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메르카도리브레(MERCADOLIBRE), 씨(SEA), 쿠팡, 엣시(ETSY) 등 4개 기업을 골랐습니다. 비교그룹의 평균 EV/Sales 배수는 3.77배인데요. 뉴욕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경우 국내 상장사들과 비교해 고평가됐다는 인식이 강한편입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오아시스의 경우 공모가를 기준으로 수익성을 장담하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SK바이오팜(326030) 이후 IPO시장이 활황이던 당시 상장한 대어들의 경우 모두 대부분이 상승하며 우리사주 투자자들 역시 많은 수익을 봤지만, 올해 IPO시장은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오아시스의 경우 공모가 희망밴드 하단을 하향 이탈한 2만원대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상장과 관련해 이어 “상장은 성장을 위한 하나의 단계라고 생각한다”면서 “시장 상황이 좋아지기를 기다리기보다는, 회사가 본격적인 성장할 준비를 마친 지금 상장을 통해 더 크게 도약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올해 코스닥 입성 후 '따상'에 성공한 미래반도체(254490)오브젠(417860)을 비롯해 소형 공모들의 흥행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오아시스의 상장이 대형 공모주 훈풍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아시스의 지난 20년 대비 21년의 영업이익률은 4.06%에서 1.59%로 하락했으며, 순이익률 또한 4.12%에서 1.24%로 축소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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