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증권사들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 모시기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내년에도 국내 증시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해외주식 투자 수수료 혜택을 확대하고,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MTS) 개선에 나섰는데요. 해외 주식 관련 서비스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평생 수수료 이벤트 경쟁 치열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총 918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417억원) 대비 70%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국내 증시 부진의 영향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해외로 눈을 돌린 결과입니다.
증권사들은 서학개미들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수수료 혜택을 경쟁적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유진투자증권(001200)은 연말까지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입니다. 해외 주식을 처음 거래하는 고객에게 7개월간 수수료 0%를 적용하고, 이후에도 평생 0.07%로 우대혜택을 제공합니다. 다른 증권사에서 유진투자증권으로 해외주식을 옮길 경우엔 순입고금액에 따라 1000만원 이상 시 5만원, 100억원 이상 순입고 시 최대 1000만원의 투자지원금을 줍니다.
카카오페이증권도 수수료 혜택을 앞세웠습니다. ‘어디서 사든, 여기서 판다’를 내건 이벤트로 다른 증권사에서 매수한 해외주식을 내년 1월7일까지 카카오페이증권 계좌로 2000만원 이상 옮기면 평생 수수료를 되돌려주는 혜택을 제공합니다. 신청 기한은 다음달 31일까지입니다.
토스증권은 국내·해외 어떤 종목이든 적립식으로 투자할 수 있는 주식모으기 서비스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출석체크 이벤트’와 '주식옮기기' 이벤트도 동시에 진행 중입니다.
LS(006260)증권은 해외주식 담보대출 금리 할인 이벤트를 연말까지 진행합니다. LS증권 해외주식 담보대출 약정 등록 후 이벤트에 신청하면 90일 동안 연 9.5∼9.8%의 담보대출 금리를 연 4.9%로 할인 적용합니다. 이벤트 신청 후에도 평생 미국주식 매매수수료 0.07%, 환전 우대율 92% 혜택도 함께 받을 수 있습니다.
해외투자 MTS·서비스 강화...양도세 절세 서비스 '눈길'
해외투자자를 위한 MTS 개선과 관련 서비스도 개선하고 있습니다.
현대차증권(001500)은 최근 글로벌 통합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 서비스로 원화를 입금한 후 별도의 환전 절차 없이 위한화, 달러, 홍콩달러 등 3개 통화로 해외주식을 매수할 수 있습니다. 해외 주식 매도대금으로 국내 주식을 매수할 수도 있어 거래 편의성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사진=미래에셋증권 MTS 캡쳐)
미래에셋증권(006800)은 이달 새롭게 개편된 MTS를 선보였습니다. 투자자들이 '오늘 주식' 섹션에서 국내외 주식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홈 화면을 개편해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인공지능(AI)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이용자별로 알맞은 정보를 선별한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들어 MTS로 해외주식 양도세 절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해외주식 투자로 250만원을 초과하는 차익이 발생한 경우, 평가손실 중인 다른 종목을 매도해 이익과 상쇄시켜 실제로 납부해야 할 세금을 줄일 수 있는 절세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해 제시합니다. 지난 7월부터는 시간대에 따라 국내와 해외 주식 홈 화면을 자동 전환하는 기능을 적용했고, 배당락 임박 종목이나 미국 주식 인기랭킹 등을 홈 화면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등 투자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메리츠증권은 3종의 해외투자형 랩어카운트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이 성장산업에 속한 저평가 기업을 발굴하거나 해외 상장지수상품(ETP)에 대신 투자해주는 상품입니다. 자사 MTS인 ‘메리츠 SMART’를 통해 비대면 계약을 할 수 있습니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MTS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은 내년 상반기까지 자사 MTS인 ‘스마트엠’과 ‘스텝스’를 통합해 해외 주식과 소수점 주식 거래를 한 번에 지원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준비 중입니다. 이 MTS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화된 해외투자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유안타증권(003470)도 최근 새 MTS ‘뉴 티레이더M’을 공개하며 해외주식, 선물·옵션 투자까지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통합 모바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수요는 내년에도 꾸준할 것으로 예상돼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리테일 마케팅도 서학개미 유치가 핵심이 될 전망입니다. 해외주식 수수료 경쟁과 플랫폼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앞으로 투자자들로서는 더 다양한 혜택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의도 증권가 길거리.(사진=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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