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김성태 전 쌍방울회장의 수행비서 뿐 아니라 금고지기까지 쌍방울그룹의 '키'를 쥔 심복들이 속속 송환되면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지 주목됩니다.
쌍방울 관련 의혹과 대북송금의 키가 될 휴대폰을 압수한데다, 쌍방울 그룹의 재무 흐름 전반을 꿰뚫고 있는 '금고지기'에 대한 검찰조사가 조만간 이뤄지면서 쌍방울 수사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 일행과 해외로 도피했던 수행비서 박모씨가 7일 인천공항을 통해 수원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행비서 박모씨, 오늘 오전 인천공항 도착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0분께 김성태 전 회장의 해외도피를 도운 수행비서 박모씨가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후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박모 씨를 범인도피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입니다.
박씨는 김 전 회장과 함께 태국으로 출국해 해외도피를 도우면서 수행비서 및 운전기사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지난달 17일 캄보디아 경찰과 출입국 관리 직원에 의해 태국 국경에서 검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체포당시 박씨는 휴대전화 6대를 갖고 있었으며 각종 신용카드와 태국, 싱가포르, 캄보디아, 홍콩 달러 등 5000만원 상당의 현금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검찰은 이중 김성태 전 회장이 쓰던 차명 개통 대포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를 확보해 통화 이력과 통화 녹음 파일 여부 등을 확인하고 분석할 방침입니다.
특히 휴대전화에서 김 전 회장과 이재명 대표와의 연결고리를 입증할 증거 찾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 도피 중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이 지난달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고지기' 김모씨도 조만간 압송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금고지기' 김모 씨의 송환도 조만간 진행됩니다. 쌍방울 그룹의 재무 흐름 전반을 꿰뚫고 있는데다 김 전 회장의 자산을 관리했던 김모씨가 귀국 의사를 밝혔기 때문입니다.
김 전 회장의 매제이기도 한 김모씨는 지난해 12월 태국에서 검거됐는데 송환을 거부하고 정식 재판에 돌입했습니다. 이후 재판을 포기하고 귀국 의사를 밝혔다가 다시 번복하면서 재판을 계속해 왔습니다.
하지만 벌금형을 선고받고 항소를 포기했습니다. 이날 오전 태국 파타야 지방법원에서 열린 불법체류 혐의 관련 선고 공판에서 벌금 4천밧(15만원)이 확정됐는데 김모씨는 항소 포기 의사를 밝혀 수일 내로 강제 추방될 예정입니다.
아직 귀국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르면 이번주 내에 늦어도 다음주에는 귀국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검찰은 그간 국내로 송환되는 피의자들에 대해 국적기를 타는 순간 체포영장을 집행했는데 김씨에 대해서도 같은 방법으로 신병을 확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모씨는 김성태 전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대북송금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더욱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는 키맨으로 꼽힙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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