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작년 급락장 이후 올해초부터 반등에 나선 증시 분위기에 여의도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낙관론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부정적 견해 보단 침체시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과 다양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개별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모습입니다.
증시를 짓누르던 금리 인상 기조가 완화 기대로 바뀌면서 반등 탄력이 높아지던 3월의 어느날, 한국의 월스트리트 '여의도' 출근길에서 만난 직장인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우리나라의 증권가라서 그럴까요. 일반 직장인들도 주식투자에 대해 관심과 열정, 분석력이 전문가 못지 않게 뜨겁습니다. 여의도역 앞에서 만난 직장인들은 주식에 진심인 모양입니다. 자신만의 견해을 피력하는데 망설임이 없네요.
여의도역 앞 한 흡연구역에서 직장인들이 담배를 피고 있다. (사진= 신대성 기자)
여의도역 앞에서 담배를 피우던 콘텐츠 업계 종사자라고 밝힌 직장인 A씨는 "(일하는 업계인) 엔터 쪽
CJ(001040) 쪽이나
에스엠(041510),
하이브(352820) 이런 곳에 투자한다"고 말했습니다. 요즘 시장에서 가장 핫한 주식으로 떠오른 에스엠과 하이브에 관심이 있다고 했지만, 이른 익절에 대해선 후회하는 모습을 비췄습니다. 그는 "이번 에스엠 (경영권 분쟁 관련) 사태에도 에스엠을 그 전에 빨리 팔았다"고 했습니다. 그는 최초 매수 단가가 4~5만원대라고 귀띔했습니다. 익절에 대한 후회일까요? 그는 현재 주가는 너무 비싸지 않냐는 의견도 제시했습니다. A씨는 "(주가 급등은) 3월 주총이 끝나면 또 사그라지지 않을까 한다"며 "원래대로 8만~9만원대까지 내려갈꺼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에서 이른 익절을 진행한 투자자의 진한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여의도 증권가답게 흡연 중인 증권사 연구원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국교직원공제회 앞에서 혼자 담배를 피우고 있던 한 연구원은 다양한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한 관심을 피력했습니다. 증권사 연구원의 경우 국내 주식 투자에는 아무래도 제약이 있는 만큼 그는 해외 시장에 상장된 ETF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그는 "지금 투자하고 있는 건 골든 드래곤 ETF(PGJ ETF), 미국에 상장돼 있는 항생 기술주 ETF 등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의도역 5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앞 출근 중인 직장인들 모습. (사진=신대성 기자)
경기 침체를 오히려 역으로 활용하는 '역발상 투자'에 대해 고민하는 직장인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여의도 백화점앞에서 출근 하던 직장인 B씨는 가던길을 멈추고 "시장이 안 좋을수록
현대차(005380),
기아(000270)가 더 좋을 수도 있다"며 "우리나라에선 경기가 안 좋아지면 현대·기아차를 많이 산다"고 말했습니다.
다양한 투자 아이디어와 시각을 들을 수 있었지만, 향후 시장 분위기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대다수 사람들은 "최근 금리 인상이 끝났을 것이란 예상이 바뀌고 있다"며 "오히려 더 유지되거나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으로 바뀌면서 증시에 진입했던 외국인 수급이 다시 빠져나가, 당분간 증시 환경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여의도역 지하철에 내린 시민들. (사진= 신대성 기자)
P.S
여의도 출근길에 만난 사람들은 시장 환경과 무관하게 자신만의 투자 원칙과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투자에 나서고 있었습니다. 바쁜 발걸음에도 가던 길을 멈추고 시간을 내 준 직장인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멋지다! 여의도 직장인!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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