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에 일본이 직접적으로 사과하지 않은 것을 두고 "일본은 이미 수십 차례에 걸쳐 우리에게 과거사 문제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표한 바 있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 사회에는 배타적 민족주의와 반일을 외치면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생중계로 진행된 이번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성과와 정당성을 설명하는데 20여분이나 할애했습니다. 국무회의 모두발언으로는 이례적으로 긴 분량입니다.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 발표, 한일 정상회담 뒤 부정적 여론을 돌려 세우려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은 우선 전임 정부인 문재인정부를 향해 "수렁에 빠진 한일관계를 그대로 방치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그 여파로 양국 국민과 재일 동포들이 피해를 입고, 양국의 경제와 안보는 깊은 반목에 빠지고 말았다"며 "저 역시 눈앞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편한 길을 선택해서, 역대 최악의 한일관계를 방치하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작금의 엄중한 국제정세를 뒤로 하고, 저마저 적대적 민족주의와 반일 감정을 자극해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 한다면, 대통령으로서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집권 당시 한일관계의 긍정적인 면을 언급하며 "우리 정부는 1965년 국교 정상화 당시의 합의와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동시에 충족하는 절충안으로 제3자 변제를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 정상화를 통한 '미래 낙관론'을 거듭 주장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제는 일본을 당당하고 자신있게 대해야 한다"며 "세계로 뻗어나가 최고의 기술과 경제력을 발산하고, 우리의 디지털 역량과 문화 소프트 파워를 뽐내며, 일본과도 협력하고 선의의 경쟁을 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제 한일 양국 정부는 각자 자신을 돌아보면서 한일관계의 정상화와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각자 스스로 제거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한국이 선제적으로 걸림돌을 제거해 나간다면 분명 일본도 호응해 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후속 조치도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외교, 경제 당국 간 전략대화를 비롯해서 양국의 공동 이익을 논의하는 정부 간 협의체들을 조속히 복원할 것이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원의 '한일 경제안보대화'도 곧 출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선제적으로, 우리 측의 일본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위해 필요한 법적 절차에 착수하도록 오늘 산업부 장관에게 지시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 정상화는 결국 우리 국민에게 새로운 자긍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우리 국민과 기업들에게 커다란 혜택으로 보답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미래세대 청년들에게 큰 희망과 기회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