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 직장인 A씨는 매일같이 쏟아지는 스팸문자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번호로 전달되는 메시지지만 내용은 유사합니다. 당일의 급등주를 소개하거나 특정 종목토론방으로 유도하는 내용입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의 개인정보 유출을 의심했던 A씨는 개인 프로필 이름을 의미없는 단어로 변경해봤습니다. 그러자 A씨의 이름으로 전달되던 스팸 문자는 수신인이 변경된 단어로 바뀐 채 여전히 그의 휴대폰 속으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본인과 같은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A씨는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카카오 측에서는 더 이상의 유출이 없다고 못박고 있지만 A씨는 불안한 마음에 더 이상 오픈채팅방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직장인 A씨는 카카오톡 프로필 이름을 'ttt'로 변경하자 그 이름으로 스팸 문자가 오기 시작했다며 오픈채팅방에서의 개인정보 유출이 여전히 진행 중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사진=독자 제공)
A씨의 사례에서 보듯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여전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카카오톡 오픈채팅의 해킹, 개인정보 유출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카카오는 분당경찰서에 업무방해 혐의로 개인정보 거래 의혹 업체를 고발했습니다. 동시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도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통상적으로 해킹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하면 경찰이 범인을 찾아 검거하는 사이 KISA는 원인과 경로를 중점으로 사고 발생 사실을 확인해 피해 확산과 재발 방지 조치를 취하고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를 탈취당한 사업자에게 개인정보보호법 상의 위반 소지가 없는지를 살핍니다.
이번 사안도 마찬가지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현재 각 기관이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는데요. 각 기관들은 "경찰의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상황은 공유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조사 과정에서 취할 수 있는 임시 조치들은 카카오와의 협의 아래 진행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 이 순간에도 피해자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카카오와 관련 기관들은 "현재까지 새롭게 피해 사실이 접수된 것은 없다"며 세세한 현황을 모두 파악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읍니다. 실제로 카카오톡 오픈채팅은 '주식'이라는 키워드로만 검색해도 수 백개의 채팅방이 나오기에 전수조사는 어려운 상황이지요. 어떤 수법으로 개인정보 유출이 이뤄졌는지 조사 결과가 나와야만 전반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카카오 측은 보고 있습니다.
오픈채팅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카카오의 입장은 난감할 따름입니다. 오픈채팅에 대한 신뢰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신규 서비스의 동력을 확보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앞서 카카오는 '지인기반·국내서비스'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묘책으로 오픈채팅을 앞세웠는데요. 올해 안에 오픈채팅을 별도의 탭으로 분리해 보다 다양한 주제의 커뮤니케이션 통로로 확장하려는 구상도 하고 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