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올해 10월4일 시행을 앞둔 납품대금연동제를 두고 우려가 많습니다. 위탁 기업이 제도 적용 예외를 위해 수탁 기업에 부당한 합의를 강요할 수 있다는 걱정이 대표적입니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가 18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설명회를 열고, 위탁 기업 탈법 행위에 대해 수천만원 과태료를 비롯한 엄격한 제재가 적용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대희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이 18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노형석 중기부 불공정거래개선과장의 납품대금연동제 설명 이후 보충 설명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납품대금연동제는 위탁기업이 수탁기업에 물품 등의 제조·공사·가공·수리 등을 위탁할 때 납품대금 연동에 관한 사항을 약정서에 적어 수탁기업에 발급하고, 그 내용에 따라 납품대금을 조정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이때 납품대금 연동에 관한 사항은 물품 등의 명칭, 주요 원재료, 조정 요건, 기준 지표, 산식 등을 뜻합니다.
적용 대상이 되는 거래는 납품 대금에서 10% 이상 차지하는 원재료입니다. 1회 발주 금액이 아닌 1건 계약 당 총 납품대금이 기준입니다. 원재료에 노무비와 경비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연동 약정 체결 의무 예외 사유입니다. 위탁 기업이 중소기업기본법상 소기업에 해당하거나 수탁 위탁 거래 기간이 90일 이내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이내인 경우입니다. 구체적인 기간은 제도 시행 전까지 대통령령 개정으로 확정됩니다.
납품 대금이 1억원 이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하인 경우도 있습니다. 위탁 기업과 수탁 기업이 납품 대금 연동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경우도 예외 사유입니다.
그런데 위탁 기업이 연동제를 시행하지 않기로 합의해야 거래를 유지하겠다고 하면, 수탁기업은 어떡하느냐는 문제제기가 있습니다. 위탁 기업이 연동에 관한 사항을 적은 약정서 발급 의무를 회피하려고 계약기간이나 금액을 쪼개는 경우도 예상됩니다.
중기부는 탈법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노형석 중기부 불공정거래개선과장은 "(예외 사유) 악용에 대한 방지 방안으로 법에 추가된 게 탈법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개정 상생법 제21조 4항은 "위탁기업은 납품대금 연동과 관련하여 수탁·위탁 거래에 관한 거래상 지위를 남용하거나 거짓 또는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이 조의 적용을 피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탈법 행위를 규정합니다. 탈법 행위를 한 위탁기업에는 5000만원 이하 과태료와 개선 요구, 시정 조치 등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정부는 해당 위탁 기업에 개선 요구와 시정 권고, 명령, 공표와 벌점 부과 조치 등을 할 수 있습니다.
노 과장은 "벌점이 5점을 초과하게 되면 공공조달 입찰 참가가 6개월간 제한된다"며 "특히 공공기관을 타깃으로 한 대기업에 치명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피해 수탁 기업은 불공정거래 신고센터로 중기부 장관에게 분쟁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 수탁 기업이 '갑'을 상대로 중기부에 분쟁 조정 신청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남습니다.
노 과장은 "법 시행 이후 최초의 직권조사를 한다면 아마 탈법 행위를 볼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밖에 중기부는 국가가 사적 계약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개정 상생 협력법 어디에도 정부나 법률이 납품 대금을 직접 조정하는 조항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법 개정의 핵심은 '연동에 관한 사항을 적은 약정서를 발급해야 한다'는 것이고, 약정서 세부 내용은 수·위탁 기업 간 자율 합의 약정서로 결정됩니다. 미국과 호주에선 연동제가 기업 간 거래 관행이라는 게 중기부 설명입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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