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대한민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시민의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는 '자유의 나침반'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대통령의 미국 의회 연설은 이승만·노태우·김영삼·김대중·이명박·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7번째입니다.
43분간 영어 연설 진행…한미동맹 70주년 의미 강조
윤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미 국회의사당에서 "70여년 전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맺어진 한미동맹은 이제 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했다.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신장된 경제적 역량에 걸맞은 책임과 기여를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43분간의 영어 연설을 통해 한미동맹 70주년의 의미를 강조했고, 미국의 자유 수호 의지에 사의를 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우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허위선동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세계 도처에서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가 진실과 여론을 왜곡하여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며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로 대표되는 반지성주의는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 아니라 법의 지배마저 흔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전체주의 세력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부정하면서도 마치 자신들이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인 양 정체를 숨기고 위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우리는 이런 은폐와 위장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핵 위협 대응 위해 한미일 안보협력 더욱 가속화해야"
윤 대통령은 또 북핵 위협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의 자유를 향한 동행이 70년간 이어지는 동안에도 이와 정반대의 길을 고집하는 세력이 있다. 바로 북한"이라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말한 바와 같이, '우리가 용납할 수 없는 지점이 있으며 절대로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다'는 것을 북한에게 분명히 알려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어제 열린 정상회담에서 저와 바이든 대통령은 한층 강화된 확장억제 조치에 합의했다"며 "날로 고도화되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공조와 더불어 한미일 3자 안보 협력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되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문을 열어둘 것"이라며 "저는 지난해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 비핵화 프로세스로 전환한다면 북한의 민생과 경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담대한 구상'을 제안했다. 북한이 하루빨리 도발을 멈추고 올바른 길로 나오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최근 정부가 발간한 북한인권보고서를 언급하며 북한의 인권 문제도 적극적으로 제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 주민의 비참한 인권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북한 주민에게 자유를 전달하는 의무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며 "국제사회는 이러한 북한 인권의 참상을 널리 알려야 한다. 여기에 계신 의원 여러분들도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인권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함께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크라이나 무력공격 강력히 규탄…자유세계와 연대"
러시아 침공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도 언급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규범을 어기고 무력을 사용해 일방적으로 현상을 변경하려는 시도"라며 "대한민국은 정당한 이유 없이 감행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한민국은 자유세계와 연대하여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를 수호하고 이들의 재건을 돕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 공동성명을 들어 동맹의 미래를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동맹은 정의롭다"며 "우리의 동맹은 평화의 동맹이다. 우리의 동맹은 번영의 동맹이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나갈 세계는 미래 세대들에게도 무한한 기회를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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