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LG그룹 신사업이 전장에서 인공지능(AI) 분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지주회사 LG 산하 LG경영개발원이 그룹 계열사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사업 경험을 축적하며 실적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입니다. 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주력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며 상장을 준비 중인 LG CNS와 비슷한 성장 단계를 밟아가는 게 주목됩니다.
15일 LG그룹 각사에 따르면 1분기 LG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기저효과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LG경영개발원은 높은 매출과 이익성장을 거둘 것으로 전망됩니다. AI용역사업 수주잔고가 작년에 커진 효과 덕분입니다. LG그룹 관계자는 “AI사업은 매출이 늘며 이익도 커지는 추세”라면서 “배터리나 전장처럼 초기 시설투자 비용이 컸던 것과 달리 일찌감치 흑자를 내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LG경영개발원은 경영컨설팅과 교육 연구시설 설치 및 운영, 교육용역 및 AI연구용역 등을 수행합니다.그 중에서도 AI연구용역 사업 비중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으로부터 계열사향 일감 매출은 재작년 1400억여원서 작년 2044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AI연구용역 수주잔고가 같은 기간 49억원서 169억원으로 4배가량 폭증했습니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작년에 1637만원 정도 산업재산권을 신규 확보한 것도 눈길을 끕니다.
LG전자가 AI로봇 신제품을 출시해 서비스업종과 교육기관에 납품하면서 AI의 쓰임새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차량용 조명 자회사 ZKW는 최근 지능형 차량 부품 개발에 나서는 등 전장 부문 접목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LG그룹은 선대회장 때부터 현대차그룹과 사이가 좋아 사업제휴까지 폭넓게 이어지고 있다”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업에 이어 전동차 소재, 부품, AI까지 LG와 현대차간 협업이 더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전자, 화학, 통신, 바이오까지 그룹 전사가 AI 융합 사업을 확대하면서 LG경영개발원의 내부 일감도 지속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를 통해 축적한 사업 경험은 외부 일감을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LG CNS의 경우 마찬가지로 디지털전환, 클라우드 등 IT 서비스를 계열사에 제공하면서 그 노하우로 금융, 관공서 등 대외 시장을 넓혀 나가고 있습니다. 모회사인 LG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응 및 신사업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LG CNS 지분 35%를 맥쿼리PE에 매각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LG CNS는 구주매출을 위한 상장 작업도 추진 중에 있습니다.
비슷한 사업형태인 LG경영개발원도 AI 응용 범위가 커지고 매출이 꾸준히 성장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상장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현재 LG가 100%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자회사라 구주매출에 의한 자금확보가 용이할 전망입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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