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교보생명이 하반기 CM(온라인채널) 전용 상품을 연달아 출시할 예정입니다. 경쟁사인
삼성생명(032830)·
한화생명(088350)이 대면채널 영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 상반되는 모습인데요.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이 없는 교보생명이 금융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판매채널 다각화에 나섰다는 분석입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하반기 중 다수의 온라인 전용 상품을 선보이기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구체적인 상품 구성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소액 단기보험을 위주로 출시하고 저축성보험 등의 라인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교보생명은 그간 온라인 영업에 제한이 있었습니다. 자회사인 온라인 전문 생명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사 1라이센스 규제에 따라 자회사로 온라인 전문 보험사를 두고 있는 경우엔 온라인 상품을 판매할 수 없었습니다.
교보생명이 자체 CM판매에 나서면서 전략에 변화가 감지됩니다. 불을 당긴 것은 1사 1라이센스 규제가 완화된 것입니다. 지난해 금융위원회의 규제 완화로 온라인 판매 전문 자회사가 있더라도 같은 채널에서 상품 판매가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대형 생보사들이 여전히 CM채널보다는 대면채널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CM전용 상품을 두고는 있지만 다이렉트 채널(온라인 채널)은 판매 물량 자체가 크지 않아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을 뿐 큰 의미는 없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올해 들어 GA 채널 판매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타 GA와 자회사 GA 합병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반면 교보생명은 아직까지 자회사형 GA를 두지 않고 있는데요. 금융지주사로 전환하고 손해보험업 진출을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GA 자회사 설립은 우선 순위 과제에서는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교보생명의 판매채널 다각화를 위해 우선 추진이 가능한 CM채널 공략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면서 교보생명의 실적을 안정적으로 내려면 가장 중요한 과제는 상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라며 "자회사를 새로 설립하거나 제판분리를 하는 것보다는 교보라이프플래닛을 운영하며 간접적으로 확보한 CM채널 운영 전략을 직접 도입하는 것이 더 빠르다"고 말했습니다.
교보생명이 미니보험이라 불리는 소액단기보험을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도 주목할 점입니다. 연금보험에 강점을 갖고 있는 교보생명이 CM채널 전용 저축성보험을 1개 선보인다는 것과 달리 대부분 소액단기보험을 출시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자회사로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보다 판매가 용이한 소액단기보험을 판매하기로 한 것은 그만큼 CM채널 확대를 시급하게 보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중형 생보사 관계자는 "올해 들어 생보사들이 단기납 종신보험을 판매하며 활로를 모색했으나 금융당국 제제가 있어 다른 활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판매채널을 확대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우리 보험사 역시 CM채널 확대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보생명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CM 등 판매채널을 확대하는 것은 고객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차원"이라며 "디지털에 익숙한 3040세대의 가입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소액단기 형태의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교보생명이 하반기에 온라인 채널 전용 상품을 잇따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진 = 교보생명)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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