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과거 대북 강경 발언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 후보는 평소 유튜브 영상과 언론 기고 글을 통해 '김정은 정권 타도‘를 주장하며 자신의 대북관을 분명히 했습니다. 야당에선 "극우 유튜버를 임명하느냐"라고 비판했습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18년부터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북한 김정은 체제를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이달 초 자신의 유튜브에 게시한 영상에서 "한국과 미국은 북한과 대화에 기대를 걸기보단 이 교착상태를 활용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더욱더 강력한 억제체제를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른 부처도 아닌 통일부 장관 후보자인 점을 감안하며, 부처 과제 목표에도 명시된 '대화를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상호주의와 실사구시적으로 공동 이익 실현’과는 동떨어진 인식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김 후보자는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필요성도 주장했습니다. 그는 "미국은 한국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되고 한국도 미국에 그런 요구를 강력하게 해야 될 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2017년 당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을 "체제전복세력에 붉은 카펫을 깔아주는 결과"라고 비난하는 등 극우적 인식을 보였습니다.
여기에 사법부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도 강하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일본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2018년 대법원 판결에 대해 "반일종족주의적 사고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라며 "정상적인 교육을, 법률 교육을 받은 법관들이, 10위권의 경제 대국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법관들이 썼다고 볼 수 없는 판결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2020년에는 극우 성향 유튜브에도 여러 차례 출연하면서 북한 정권을 맹비판했는데, 후보자 지명을 앞두고 해당 영상들은 모두 비공개로 전환됐습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 회담장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를 위한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강압적인 흡수통일은 대한민국도 추진하고 있지 않다. 대한민국은 평화통일을 지향하도록 돼 있고 정부는 평화적인 점진적인 평화통일을 지향한다"며 평소 자신의 발언 기조와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 후보자는 또 "인사청문회에서는 남북 긴장이 고조된 상황 속 남북관계를 어떻게 평화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 등을 중점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정책은 연속성이 중요하지만 우리가 변화된 상황에서는 남북관계 합의라든지 이런 것들을 선별적으로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며 대화보다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등을 우선 상정하며 대북 압박을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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