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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7월 3일 18:5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인택 기자] 코스피 상장사
에쓰씨엔지니어링(023960)의 자금조달 속도가 다소 연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에쓰씨엔지니어링의 자금 여력을 지원하고자 했던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자동차 사업부문 양도 날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쓰씨엔지니어링은 3자배정 유상증자 및 제9, 10회 사모 전환사채(CB)의 재매각 일정이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에쓰씨엔지니어링은 지난 5월 카나리아바이오엠을 대상으로 5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납입일을 7월7일로 설정했으나, 10월30일로 미뤘다. 당시 재매각을 발표했던 제9, 10회 CB 역시 처분일자가 같은 날로 미뤄졌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에쓰씨엔지니어링은 정밀화학, 바이오케미칼, 제약, 식품 및 기타 산업 플랜트의 건설 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제조업 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스마트팩토리, 플랜트를 미리 조립해 현장에 반입하는 모듈플랜트, 건강기능식품 유통사업 등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에쓰씨엔지니어링의 올해 1분기 기준 산업설비공사 수주액은 852억원으로 파악되며 지난해 말 계약을 완료한
티이엠씨(425040)(TEMC)를 비롯해 SK트리켐, 금호미쓰이화학,
금호석유(011780) 등 정밀화학 플랜트 건설을 2분기 내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에쓰씨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12.13%를 보유한 ㈜우앤컴퍼니다. 우앤컴퍼니의 최대주주는 형진우 대표이사인데, 지난 5월18일 형진우 대표와 ㈜카나리아바이오엠 간의 경영권 인수 계약이 발생해 우앤컴퍼니의 최대주주가 카나리아바이오엠으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우앤컴퍼니를 통해 에쓰씨엔지니어링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김건우 에쓰씨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보유한 80만주, 5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납입, 제9, 10회 CB의 양수도 계약 및 주식 전환 등 자금지원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제9, 10회 CB 만기는 각각 2024년 5월17일과 8월19일인데, 앞서 에쓰씨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CB를 취득한 바 있다. 발행 후 만기전 사채를 취득한 건으로 보통 채권자가 요구하는 경우와 발행한 회사가 원하는 경우로 나뉜다.
채권자가 요구한 경우는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조항이 발동된 것으로 채권 만기 전 회사에 돈을 갚으라고 요구한 것이며, 반대의 경우는 콜옵션(매도청구권)으로 회사가 먼저 채권자에게 돈을 갚고 채권을 돌려받는 것을 의미한다. 에쓰씨엔지니어링의 경우 9회는 풋옵션이 발동했고, 10회는 상호 협의하에 취득한 것으로 파악된다.
CB는 채권자가 회사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다가 주가가 올라가면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는 주식연계채권이다. 주식으로 바꿀 수 있음에도 채권자가 풋옵션을 행사했다는 건 더 이상 주식 전환을 할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시세차익을 얻을 만큼 주가가 오르지 않은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다. 제9회 CB는 표면이자율이 1.0%에 불과했고 10회 CB는 0%였던 탓에 풋옵션이 발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쓰씨엔지니어링은 올해 1분기 기준 단기성차입금이 100억원인데 비해 현금성자산은 39억원으로 파악되며 유동비율이 97.2%로 일정부분 자금수혈을 통해 재무구조 안정화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카나리아바이오엠이 총 209억원을 투입해 제9, 10회 CB를 매입했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지원하며 구원투수로 나선 셈이다.
다만,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최근 사업구조 개편 통한 바이오 사업부문 등의 핵심역량에 집중하기 위해
디아크(078590)에 자동차 사업부문양도를 결정했다. 양도가액은 110억원이며, 해당 계약은 지난 5월31일 체결됐고 양도 기준일은 7월31일로 공시됐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자동차 사업 양도 기준일은 기존 에쓰씨엔지니어링과 체결한 7월7일보다 시점이 늦기 때문에 자동차 사업 양도를 완료한 뒤 확보한 금액을 통해 에쓰씨엔지니어링과 체결한 계약을 이행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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