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검찰 수사권 보장을 위해 취임부터 차근차근 수사권을 되살려 놓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새로운 검찰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검찰조직 복원에 힘을 쏟으면서 검찰수사권을 개정 전 수준까지 되돌렸지만 '빈손' 뿐입니다.
실제 '50억 클럽' 수사에서 곽상도 전 의원 무죄에 이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 구속영장 기각으로 검찰은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대장동 428억 약정 의혹에 대한 성과도 '오리무중' 입니다.
정치적 편향성만 두드러질 뿐 범죄 행위의 사실관계 조차 특정하지 못하고 무리한 기소만 남발한 결과입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에 첫 참석한 장미란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찰조직 문재인 정부 이전으로 '복귀'…막강해진 수사권력
4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동훈 장관 취임 이후 1년동안 검찰 수사기능 복원은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취임 이틀 만에 서울남부지검에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신설된겁니다. 지난 정부에서 해체됐던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작년 5월 부활해 올해 5월 정식 직제화 했습니다.
또 검찰의 '눈과 귀'인 범죄정보기획관도 복원했으며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을 통한 검찰 수사권 회복에도 속도를 냈습니다. 법무부는 작년 9월 검수원복 시행령을 통해 부패·경제범죄 등에 포함되는 범죄유형을 대폭 넓히는 방식으로 검찰 수사 권한을 어느 정도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문제는 검찰 조직이 문재인 정부 이전으로 돌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미미하다는 겁니다. 가장 대표적인 건은 '50억클럽' 수사입니다. 한동훈 장관은 지난 2월 곽상도 전 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받자 "새로운 검찰에서 끝까지 제대로 수사해서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들을 돕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6월 29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를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50억클럽 '치명타'…이재명 428억의혹 증거 아직도 못찾아
실제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공범으로 지목된 박영수 전 특검과 양재식 전 특별검사보(특검보)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지난달 29~30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2명이 박 전 특검과 양 전 특검보를 각각 한 사람씩 맡아 서로 독립해 심사한 결과는 동일했습니다.
'사실적·법률적 측면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 기각 사유였는데 법원은 검찰이 범죄 행위의 사실관계 조차 특정하지 못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본 겁니다. 검찰은 반발하면서 향후 보강수사를 통해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한다 하지만 타격을 입은건 사실입니다.
대장동 사건 수사팀도 재편돼 사건 재수사에 나선 지 1년이 됐지만 이재명 대표 수사의 핵심이었던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정 전 실장 등 이 대표 측에 428억원을 주기로 약정했다는 의혹은 아직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객관적 증거가 없어 428억원 약정설과 관련해 이 대표를 기소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합니다.
게다가 이재명 대표가 국회에서 자신에 대한 불체포특권 포기의사까지 밝혔는데도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 혐의 입증의 전 단계인 핵심 측근들의 수사 진행상황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대장동 관계자 등 관련자들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하지만 검찰 수사력을 키워 놓고도 수사력은 나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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