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매체 '15min'가 보도한 현지 명품샵을 찾은 김건희(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사. (사진=15min 홈페이지)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대통령실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리투아니아 방문 중 현지 명품 매장을 방문한 김건희 여사에 대해 '현지 호객 행위로 매장에 들어간 것"이라고 해명한 것을 두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김 여사의 명품 매장 출입 소식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매체 '15min'이 '김 여사가 경호원과 수행원 16명을 대동해 일반인 출입을 막은 채 쇼핑했고, 총 다섯 곳의 매장을 오갔다'고 보도하면서 알려졌습니다. 해당 언론사는 또 김 여사가 매장을 방문한 다음 날 한국 대표단 몇 명이 다시 가게를 찾아 추가로 물건을 구입한 사실도 알렸습니다.
이후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지난 14일 국내 매체에 김 여사가 처음부터 매장에 들어갈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라 가게 인물이 안내를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가게 구경을 한 것은 맞으나 물건을 사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야권을 중심으로 대외 활동 시 여러 경호원을 대동하는 김 여사의 특성상 이를 뚫었다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인 뿐더러, 한 곳도 아닌 다섯 곳을 방문해놓고 호객 행위를 이유로 든 것은 말이 안 된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어떻게 영부인께서 리투아니아 명품점 5곳을 '호객 행위'로 다니셨다는 위험한 엉터리 바보 발표를 할 수 있느냐"며 "닭머리를 가진 자라도 이런 말은 못 한다. 파면하셔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박성민 민주당 대변인은 같은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의 어이없는 변명에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다"며 "김 여사는 쇼핑할 의사가 없었는데 상인의 호객행위 때문에, 명품 매장에 들어갔다는 말인가. 상인이 10여 명의 경호원을 뚫고 영부인에게 호객했다니 그걸 해명이라고 하느냐"고 맹비난했습니다.
그는 "영부인이 호객을 당할 동안 경호원은 무엇을 했느냐. 대통령실 경호가 그렇게 허술하느냐"며 "영부인이 상인 호객행위에 무려 다섯 개나 되는 매장에 끌려다녔다는 말인가. 말이 되는 변명을 하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런 터무니 없는 변명이 김 여사의 명품 쇼핑에 화가 난 국민의 짜증 지수만 올려주고 있다. 김 여사의 명품 쇼핑에 대해 대통령실은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인가"라며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논란을 무마할 수는 없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명품 쇼핑 보도에 대해 책임 있게 입장을 밝히기 바란다"고 요구했습니다.
이원욱 의원도 "경호가 무너진 것이라는 말 밖에 안되는 상황이다. 16명의 경호원을 뚫고 호객행위가 가능했다면 경호처장에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 된다"며 "이제 영부인에서 경호처로 화살을 돌려야 하는 상황인가. 스스로 책임질 줄 모르는 대통령 부부의 모습은 끝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14일 "물폭탄·문자폭탄에 출근을 서두르고 있는 서민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기사가 떴다. 해외에 나가 명품쇼핑으로 리투아니아 언론을 타는 부인(김 여사) 이야기"라며 "후진국도 이런 후진국이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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