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검찰의 칼날이 민주당 전체로 향하고 있습니다. 혐의도 일부, 기소도 일부만 되는 등 입증된 혐의 보다 입증되지 않은 의혹이 더 많은 상태에서 검찰은 민주당 전현직 수장들과 연일 소환 조사 일정으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이재명과는 대북송금 소환 갈등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관련, 제3자뇌물 혐의로 이 대표에게 30일 검찰 출석을 통보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표 측은 정기국회 본회의가 없는 주간에 출석하겠다고 버티면서 소환은 당분간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대표는 현재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이 대표의 배임을 입증할 핵심 의혹인 '428억원 약정설'은 아직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대장동 사건을 재판에 넘긴 서울중앙지검은 현재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이 대표 기소를 준비 중인데, 수원지검에서 수사 중인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병합해 기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이 대표가 수원지검과 소환 조사 일정으로 갈등을 빚고 있어, 사건을 병합해야 할 경우 기소 일정은 지연될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소환 조사를 앞둔 사건들에 대해 기소가 마무리되면 정자동 호텔 개발 특혜 의혹 수사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동료 의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송영길 소환 여부는 오리무중
최근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기소된 돈봉투 사건을 통해 검찰 수사는 이 대표 압박을 넘어 민주당 옥죄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 또한 대장동 428억원 약정 의혹처럼 '돈' 관련 의혹 핵심이 아직 입증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검찰은 윤 의원을 기소할 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제외했습니다. 따라서 19명으로 알려진 수수 의원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수수 의원을 특정하는 수사가 석 달 가량 지났기에 수사가 잘 풀리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검찰은 연루된 의원이 많고 사안이 중대해 좀 더 촘촘한 증거 관계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통상적으로 수사는 주변인 등 측근, 최종 '윗선'으로 향해가기 때문에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송 전 대표를 소환하려면 그 전에 수수 의원 특정이 중요합니다. 이에 따라 송영길 전 대표 소환은 더욱 늦어지고 있습니다. 프랑스에 있던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의혹이 터지자마자 귀국해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며 두 번이나 자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습니다.
송 전 대표의 자진출두를 거부한 검찰은 "경선 캠프에 유입된 불법 자금의 전체 흐름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선행 조사를 완료해야 송 전 대표에 대한 출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최근 검찰은 송 전 민주당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를 불법 후원한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장을 소환 조사한 바 있습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윤석열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및 혐의 고발과 관련해 고발장 접수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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