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가 '킬러 문항'(고난이도 문항)은 사라졌지만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준킬러 문항'(중고난이도 문항)이 늘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 출제 경향의 변화가 올해 수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립니다.
국어는 선택지로 난이도 조절, 수학은 불가능
7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실시된 '9월 모의평가'에서 '킬러 문항'은 출제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국어는 지문 정보량과 추론 난이도가 적정했고, 수학도 여러 개념이 결합하거나 고차원적 접근 방식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되지 않았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영어 역시 지나치게 관념적이고 전문적인 소재나 추상적인 표현이 없어 지문을 충실히 읽으면 풀 수 있는 수준이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그러나 '킬러 문항'이 출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어와 영어는 지난 6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주를 이룹니다. 지문의 난이도는 낮아졌지만 선택지를 어렵게 구성하거나 '준킬러 문항'을 출제하는 방식으로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게 입시업계의 평가입니다. 실제 종로학원 표본조사 결과 국어의 경우 정답률 60% 미만 문항이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는 5문제였지만 이번 '9월 모의평가'에서는 12문제로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입시업계 전문가들은 '9월 모의평가'와 같은 문제 출제 경향이 올해 수능까지 이어진다면 국어 과목의 영향력이 작년 수능보다 커질 수 있다고 예측합니다. 국어는 '킬러 문항'을 없애도 선택지를 어렵게 하는 방식 등으로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지만 수학의 경우 문제가 전부라 선택지로 난이도를 조절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올해 수능이 이번 '9월 모의평가'처럼 출제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국어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도 "작년 수능과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워낙 컸던 만큼 이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라도 국어는 어려워지고 수학은 쉬워질 가능성이 높을 듯하다"며 "이에 따라 지난해보다 국어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의견을 표했습니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로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 성적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하게 됩니다. 작년 수능의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을 살펴보면 국어 134점·수학 145점으로 11점이나 차이가 났고,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는 국어 136점·수학 151점으로 그 격차가 15점까지 벌어졌습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방산고등학교에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
'준킬러 문항' 불안감...해소 위해 사교육 찾을 수도
'킬러 문항'이 출제되지 않았다고 해서 사교육 수요가 곧바로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국어와 영어의 경우 '준킬러 문항'이 출제되거나 선택지가 어려워지는 등의 새로운 경향이 나타난 만큼 수험생들도 이를 대비하고자 학원 등 사교육을 계속해서 찾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시험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출제 경향이 바뀌었으니 이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여러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면서 "특히 애매한 점수대에 있던 수험생들이 '킬러 문항'은 풀어볼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준킬러 문항'은 좀 더 노력하면 풀 수 있다고 생각해 학원을 더 많이 다니는 등의 행위를 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6일 대구 수성구 대구여자고등학교에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이 배부받은 답안지를 작성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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