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연석 기자] 검찰이 ‘김만배-신학림씨 허위 인터뷰’ 의혹을 ‘대선 공작’으로 규정하고 특별수사팀을 꾸리며 공세를 펼치자, 해당 인터뷰를 보도한 <뉴스타파>가 두 사람 간의 인터뷰 녹취록 전문을 공개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김만배 음성파일’을 보도한 한상진 <뉴스타파> 기자는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건의 본질이 뒤바뀌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핵심은 ‘커피를 누가 타 줬느냐’가 아니라 ‘부산저축은행 봐주기 수사가 있었느냐’라는 겁니다.
“본질은 부산저축은행 봐주기 수사”
한 기자는 “지금 ‘윤석열 커피’라는 키워드가 사실상 이 사건의 본질인 것처럼 얘기하는데,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며 “핵심은 그 당시 윤석열 주임검사(대검 중수2과장)가 부산저축은행의 대장동 대출 수사를 하면서 봐주기 수사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3월 <뉴스타파>가 보도한 12분짜리 녹음파일에는 김만배씨가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의 부탁을 받고 박영수 전 특검을 소개해줬고, 박 전 특검이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부 검사를 통해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대화 내용이 나옵니다.
이 과정에서 “진짜로 (조우형이 검찰에) 갔더니, (조우형한테) 커피 한 잔 주면서 ‘응, 얘기 다 들었어. 들었지? 가 인마’이러면서 보내더래”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지난 대선 막바지에 논란이 된 ‘윤석열 커피’ 발언의 시작입니다.
하지만 전날 공개된 72분짜리 전문을 보면 커피를 타 준 사람은 박모 검사였습니다. <뉴스타파>가 12분짜리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편집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 기자는 김씨 발언의 맥락과 취지를 훼손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검사동일체라는 걸 감안하면 바로 위에 윤석열 당시 부장검사가 있다”며 “박 검사가 봐줬으면, 박 검사가 커피를 타줬으면 윤석열 주임검사는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인지”라고 반문했습니다.
검찰, 배후 세력으로 수사 집중…국면전환용 의심
검찰은 해당 인터뷰가 대통령 선거를 사흘 앞둔 시점에 보도됐고, 김씨와 신씨 사이에 1억 6500만원의 금전 거래가 있었다는 정황을 들어 대선 직전 여론조작의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 ‘허위 인터뷰’ 공개를 통해 이득을 챙기려는 배후를 규명할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전날 반부패3부 소속 검사들을 중심으로 선거와 명예훼손 사건에 전문성을 갖춘 공공수사부, 형사1부 소속 검사 등 10여명으로 구성된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을 구성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주장에도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씨와 신씨가 만나 이 대화를 나눈 시점은 2021년 9월로 국민의힘이 대선 후보 경선을 할 때입니다. 아직 대선 후보가 확정되지 않았던 때입니다.
또한 대선에 영향을 미칠 의도의 기획 인터뷰였다면 사전투표 이전인 2주전쯤에 보도했을 것이고, 외부인인 신씨가 뉴스타파 보도 여부에 결정할 수 없었다는 점 등의 의문이 남습니다.
검찰의 특별수사팀 구성이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YTN> 뉴스라운지에 출연해 “(허위 인터뷰 여부를) 입증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정치적 의도가 포함된 뭔가 검찰의 흘리기 아닌지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도 같은 방송에서 “입증이 쉽지 않은 사안인 만큼 (검찰이) 막 시끄럽게 수사할 것”이라며 “홍범도 흉상 철거 논란, 오염수 방류, 비판 언론사 탄압 등을 내다보고 움직이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사진=연합뉴스)
유연석 기자 ccbb@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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