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독서플랫폼 '밀리의 서재'가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나섰습니다. 밀리의 서재는 지난 2021년 9월
KT(030200)의 손자회사인
지니뮤직(043610)(지분율 38.63%)에 인수되면서 KT 계열사로 편입됐습니다. 밀리의 서재 IPO 재도전은 지난달 30일 김영섭 KT 대표가 취임한 이후 첫번째 계열사 딜로써 상징적 의미가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IPO로 투자금을 확보한 밀리의 서재가 콘텐츠 선순환 구조를 굳히면서 KT의 미디어 밸류체인이 본격 가동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독자 참여형 출간 플랫폼'…중심은 '밀리 로드'
서영택 밀리의 서재 대표는 12일 IPO를 앞두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단순 전자책 구독 서비스 플랫폼에서 참여형 지적재산권(IP)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를 위해 코스닥 상장 이후 작가와 독자 참여형 출간 플랫폼을 통한 오리지널 IP 확보, 지속적인 베스트셀러 발굴, 로맨스 중심의 장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서영택 밀리의 서재 대표가 12일 IPO를 앞두고 회사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참여형 출간 플랫폼은 지난 5월 베타버전으로 선보인 밀리 로드가 중심입니다. 밀리 로드는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고, 공개된 작품은 밀리의 서재 모든 구독자들에게 노출됩니다. 작가와 독자가 상호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독자 반응을 작품에 빠르게 반영할 수도 있습니다. 밀리 로드는 베타 버전임에도 불구하고 약 1000개 이상의 작품이 연재되고 있습니다. 밀리 로드로 확보한 오리지널 IP는 KT그룹 시너지를 통해 2차 콘텐츠 제작에 활용할 예정입니다.
구독에서 출판까지 사업영역도 확장합니다. 베스트셀러 성공 경험을 축적해온 밀리의 서재는 지난달 첫 밀리 오리지널 콘텐츠인 '나는 왜 자꾸 내 탓을 할까'를 종이책으로 정식 출간했습니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허규형 원장의 연재 콘텐츠가 전자책으로 공개된 이후 종이책으로 출판된 것인데, 출간 일주일 만에 서점 인문분야 베스트셀러 5위권에 진입했습니다.
밀리의 서재는 연내 장르 플랫폼을 론칭해 원활한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경쟁력과 차별성을 갖춘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매출 기준으로 국내 상위 100명의 로맨스 작가 중 올해 말까지 60명 이상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연간 60~70종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서영택 대표는 "오리지널 IP 확보부터 작가·독자 상호 소통 가능한 출간 플랫폼 운영과 장르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해 다양한 독서 니즈를 모두 충족하는 국내 대표 참여형 IP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몸값 낮춰 IPO 재도전…미디어 밸류체인 '첫 단추' 기대
밀리의 서재는 7일부터 13일까지 수요예측, 18~19일 청약이 예정돼 있습니다. 상장 예정일은 이달 27일입니다. 희망 공모가 밴드를 지난해 IPO 추진 당시 2만1500~2만5000원에서 이번에는 2만~2만3000원으로 낮췄습니다. 공모주 수도 지난해 200만에서 150만주로 줄였습니다. 몸값을 낮춰 IPO에 성공하겠다는 계산입니다.
밀리의 서재의 IPO 성공이 중요한 것은 KT의 미디어 사업과 연관이 깊기 때문입니다. KT는 전임 대표 시절 KT스튜디오지니를 그룹의 미디어·콘텐츠 컨트롤 타워로 삼아 KT스튜디오지니만의 작품으로 콘텐츠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탈통신의 사업 범주로 미디어를 주요하게 키워왔습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오리지널 드라마를 만들며 성공을 거뒀고, 지난해 미디어 분야 전년 대비 9% 상승한 매출 4조200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KT의 미디어 밸류체인 가운데 밀리의 서재의 역할은 오리지널 콘텐츠로 거듭날 원천 IP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IP를 연결고리 삼아 각 그룹사의 동반 성장은 물론 미디어 플랫폼 가입자·매출 증대 효과, 중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 내 가시적 성과 등을 이끄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되는 셈입니다.
특히 김영섭 KT 대표가 미디어 사업방향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적으로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IPO에 쏠린 무게감은 상당합니다. 이에 대해 서영택 대표는 "새로운 대표가 오신 이후 아직 큰 변화를 느끼진 못하고 있다"면서도 "그룹에서 보다 진취적인 계획을 세우면 그에 맞게 할 역할이 굉장히 많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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