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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9월 18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연결 기준 수익성이 저하된 상황에서 해외 대규모 증설, 타법인 인수 비용 등 투자가 이미 진행중이어서 차입 부담도 확대되는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의 캐시카우 및 롯데그룹의 지원 주체 역할을 해왔으나 재무부담이 가중되면서 계열사 신용등급의 연쇄 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IB토마토>는 현재 롯데케미칼의 재무현황과 전망 등을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홍인택 기자]
롯데케미칼(011170)의 연결실적 부진 요인은 국내 법인뿐만 아니라 해외 자회사들의 적자 영향이 크다. 자회사들의 주력 사업도 결국 화학제품인 탓에 화학 시황 회복 없이는 롯데케미칼의 의미 있는 실적 턴어라운드도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이에 일부 소규모 자회사들은 매각을 통해 청산하고 있지만, 현금 확보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연결 실적 발목 잡는 LC타이탄…미국법인도 천연가스 가격 변동성 리스크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말레이시아 법인 LC타이탄은 지난해 2159억원, 올해 상반기 147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미국법인의 경우 상반기 순손실이 3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LC타이탄은 롯데케미칼의 자회사 중에서도 자산규모가 가장 큰 법인이다. 상반기 기준 자산규모는 5조4910억원에 달한다. 화학 시황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기 매출은 1조원을 상회하고 있지만,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누적 영업적자 규모만 487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LC타이탄에서는 기초유분과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과 같은 범용제품을 주로 생산한다. 범용이라는 수식어처럼 제품 자체의 경쟁력 차이는 크지 않기 때문에 원료가격과 판매가격에 따라 변동 폭이 크다. 범용제품은 중국기업들과의 공급경쟁이 심해지고 있어 가격 경쟁을 펼치기가 쉽지 않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타이탄의 2분기 적자 폭 확대에 큰 영향을 줬던 동남아 신증설 반영이 3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연결 실적 턴어라운드에 필수적 요소는 기초소재와 타이탄의 수익성 개선"이라고 말했다.
미국법인(LC USA)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원료 가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는 적자를 기록하다가 올해 2분기 원료 가격 하락으로 겨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LC USA의 경우 일반적인 나프타 크래커(NCC)가 아닌 에탄 크래커(ECC)를 운용하고 있다. 원유에서 얻어낼 수 있는 나프타와 다르게 에탄은 천연가스로부터 구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원재료를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C USA는 원가 부담이 적은 에탄을 원료로 에틸렌과 에틸렌글리콜(EG)을 생산하는데,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유는 나프타 기반 EG에 비해 상대적으로 원가가 저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연가스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러시아의 국제적 고립이 여전하고, 주요 산유국들의 공급제한 정책도 장기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4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93.7달러, WTI 역시 90.16달러를 돌파했다. 에너지는 필수재이기 때문에, 유가가 상승하면 석탄과 천연가스 가격도 동반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수요 개선 신호가 뚜렷하지 않는 한 LC USA의 수익성 회복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 측은 3분기 미국 지역 폭염으로 원가 부담이 더해져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익분기 겨우 넘긴 에너머티…반기 순손실 505억원으로 편입 효과 기대치 하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의 연결 편입 효과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기업 인수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은 만큼 즉각적인 반응이 나와야 했지만, 2분기 영업이익은 15억원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 수준을 간신히 넘었다.
올해 하반기 가동이 예상됐던 말레이시아 5~6공장 가동 시점이 내년 상반기로 미뤄지면서 외형 확대 시점도 뒤로 밀리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기업설명회를 통해 "공장의 기계적 완공 시점은 올해 말이며, 상업 생산 시점은 시운전 및 고객사 승인을 감안한 내년 상반기로 전망한다"라고 밝혔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분기 실적이 저하되면서 자체 현금창출력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기준 상각 전 이익(EBITDA)은 4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6% 줄었다. 상반기 순손실은 505억원인데, 롯데케미칼의 연결재무제표 상에는 지배력 획득 이후의 2분기 순손실(139억원)만 반영됐다.
일부 자회사 매각하지만 현금 확보 효과 미미…"추가 매각 계획 없어"
롯데케미칼은 일부 자회사 매각에 나서며 대응하고 있다. 2019년에는 영국법인 LC UK를, 올해 1월에는 파키스탄법인 LCPL을 매각해 약 3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의 연결 규모를 고려하면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운 금액이다.
공동기업 지분 매각도 나오고 있다. 올해 중국 삼강화공유한공사와의 합작사인 롯데삼강케미칼의 보유 지분 50%를 모두 삼강화공에게 넘겼다. 취득 원가는 247억원으로 알려졌는데, 2021년 말 기준 장부금액은 126억원으로 나타나 원금도 보전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케미칼의 자회사 중에는 자본이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는 기업들이 더 남아 있다. 중국 자싱법인(자본 -24억원), 선양 엔지니어플라스틱(EP) 법인(-20억원), 인도 하야나 EP 법인(-224억원)이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는 상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경영 효율을 강화하기 위해 작은 회사들을 정리하는 것"이라며 "현재 추가 매각 계획은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글로벌 경기 침체로 LC타이탄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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