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TSMC의 3나노(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제조공정에 대한 의구심이 수면위로 올라온 가운데 2위
삼성전자(005930)와 파운드리 시장에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이 추격 고삐를 당기고 있습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TSMC가 3나노 공정 기반으로 생산한 애플의 프로 A17칩이 탑재된 아이폰15 프로·프로맥스에서 발열이 발생하면서 TSMC 3나노 제조공정 오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IT전문 크리에이터 ‘Geekerwan’는 최근 아이폰15 프로를 테스트한 결과를 공개했는데, 고사양 게임을 30분 이상 구동 시 제품 온도가 48.1도까지 올라갔습니다. 고사양 게임에서 발생하는 발열은 스마트폰에서 두뇌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전력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기 때문에 업계는 A17 칩에 오류가 있다고 추정합니다.
특히 반도체 업계는 5나노 공정에서 이미 기술 한계에 다다른 핀펫(FinFET) 기술을 TSMC가 회로 선폭이 더 좁은 3나노에도 활용한 것이 전력제어 등 성능 문제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핀펫 공정은 전류가 흐르는 통로인 채널의 3면을 감싸지만, 삼성전자가 3나노부터 도입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는 채널 4개 면을 감사 전류의 흐름을 보다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전력 손실 등을 줄여 성능이 향상됩니다. GAA는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로 TSMC는 2나노부터, 삼성전자는 3나노부터 도입하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부터 3나노 공정 기반 반도체를 양산하는 삼성전자는 GAA 기반으로, 같은 해 12월부터 양산을 시작한 TSMC는 핀펫 기술 기반으로 3나노 칩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양사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GAA 채택 여부가 달랐지만 일각에서는 3나노 공정 수율에서 삼성전자(60%)가 TSMC(55%)를 앞선 것에는 GAA 영향이 있었다고 분석합니다.
3나노 주도권 경쟁에서 TSCM와 삼성이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인텔이 빠르게 추격하는 모습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은 최근 연례 개발자 행사 ‘인텔 이노베이션 2023’에서 1.8나노급에 해당하는 18옹스트롬(A=0.1nm) 공정 반도체 웨이퍼 시제품을 공개했습니다.
업계는 1.8나노급 공정 반도체 웨이퍼가 2나노 공정 수준으로 보기도 하지만 TSMC·삼성 보다 먼저 시제품을 대중에 공개한 것은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라고도 평가합니다.
인텔은 올 연말 3나노, 내년 하반기에 1.8나노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로드맵데로 계획이 이뤄진다면 2025년 2나노 양산 계획을 가진 삼성·TSMC 보다도 앞서게 됩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텔이 현재 양산하고 있는 칩 공정이 7나노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TSMC의 3나노 공정 대비 두 단계 아래여서 로드맵 데로 실현이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기업마다 공정에 어떤 기술을 활용하느냐는 전략적 판단이었겠지만 TSMC 보다 삼성이 GAA를 빠르게 도입한 것이 안정적 수율에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앞으로는 (삼성이)안정적 수율을 유지하면서 인텔과는 격차를 더 내고 TSMC와는 격차를 좁히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사진=삼성전자)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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