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정치와 달랐던 아시안게임의 감동
입력 : 2023-10-12 10:30:37 수정 : 2023-10-17 14:58:25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감동의 연속이었습니다.
특히, 남자 축구 한일전 결승, 배드민턴 여자 단식 한중전 등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마음으로 가슴을 졸이며 응원하던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결과는 종합순위 3위. 당초 3위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지만 국가대표 선수들의 투혼과 열정으로 이뤄낸 쾌거였습니다. 더나아가 쉽지 않을 것이라던 일본하고 2위 경쟁도 의외로 치열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42개로 일본 52개보다 딱 10개 차로 아쉽게 2위를 내줘야 했습니다. 하지만 전체 메달수로 따지면 190개로 일본 188개보다 앞서 사실상 2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국가대표 선수들은 역사적인 성과를 낸 것입니다.
 
한일전이 된 남자 축구의 경우 초반 예상치 못한 실점으로 끌려가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전열을 재정비하고 차근 차근 패스로 풀어내며 전반 동점골과 후반 역전골로 극적인 승리를 이끌어냈습니다.
 
축구 결승이 있었던 날 국민들은 2002년을 회상하며 거리로 나오거나 술집에 모여 하나된 마음으로 함께 소리 지르며 "대~한민국"을 외쳤습니다. 그런 염원들이 모아져 경기는 끝내 역전승을 이뤄냈는지도 모릅니다. 함께 응원했던 대한민국 국민들은 일본전 승리에 희열을 느꼈을 것입니다.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전 또한 감동의 순간이었습니다. 중국 천위페이 선수와 1세트 막바지 접전의 중요한 상황에서 안세영 선수가 쓰러지며 무릎을 부여 잡았습니다. 금메달을 쉽게 딸거라 기대하고 응원하던 국민들도 안타까움에 탄성과 아쉬움을 토해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상대인 천위페이 선수는 안세영 선수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했습니다. 하지만 안세영 선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아픔을 견디며 2세트를 끝내 따냈습니다. 특히, 3세트는 천위페이 선수의 날카로운 공격에 실점을 했다는 순간에도 다이빙 수비로 막아내며 상대가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습니다. 안세영 선수의 이같은 투혼이 상대방이 다리를 뗄 수 없을 만큼 지치게 만들었고 결국 값진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마지막 승리의 셔틀콕을 확인 한 후 안세영 선수의 포효에 희열을 느꼈습니다. 눈물이 날 것 같은 가슴 뭉클함이었습니다. 
 
이번 항정우 아시안게임에 대한 기대가 없었던 탓이었을까요. 선수들의 열정과 투혼에 진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다른 나라 선수들과 싸우는 자랑스런 국가대표 선수를 응원하며 대한민국은 그 순간만큼은 하나가 됐습니다. 결과 또한 좋은 성과를 내면서 기쁨과 즐거움은 배가 됐습니다.
 
국가대표들의 감동 스토리는 최근 물가와 금리는 오르고 소비는 위축되며 경기는 침체되고 있는 암울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들에게 큰 위안이 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같은 희망과 위로를 줘야 할 대통령, 고위공무원, 위정자들은 이념으로 니편 내편으로 나눠 갈라치기를 하며 오히려 국민들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하나된 마음으로 난국을 타개해 나가야 할 생각을 하지 않고 편가르기에 한심스러운 모습입니다. 
 
잦은 부상으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7전8기의 투혼을 보여주며 이번 아시안게임 여자 유도 동메달을 따며 감동을 준 박은송 선수의 인터뷰가 가슴에 와닿습니다.
 
"외할아버지께 어서 가서 '저 해냈어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국민들은 위정자들을 위해 응원과 기도를 많이하고 있습니다. 이제 당신들이 "저희가 해냈습니다"라며 국민들께 보여줄 때입니다.
 
대통령님, 고위공무원님, 위정자들이여. 당신들은 우리나라 정치와 행정의 국가대표들입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감동을 통해 국가대표가 뭐를 해야하는지 깨닫고 그에 걸맞는 품격을 보여주십시오. 
 
고재인 산업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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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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