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올해 2분기 적자를 기록한
네오위즈(095660)가 'P의 거짓'으로 호평 받은 이후 후속작 개발 인력 채용에 나서며 패키지 게임의 미래를 열고 있습니다. P의 거짓 판매량 공개도 앞두고 있는데, 내부 분위기가 좋다는 게 업계 전언입니다. 이는 대작 개발 소식이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에 쏠려 있는 한국 게임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행보입니다.
네오위즈는 지난 11일 오후 'P의 거짓' 차기작 개발 인력 모집을 시작했다. (이미지=네오위즈 웹사이트 캡처)
차기작 아홉 개 부문 모집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는 이달 11일 오후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P의 거짓 △차기작 현지화 담당 기획자 △필드 레벨 기획자 △콘텐츠 기획자 △밸런스 기획자 △던전 레벨 기획자 △내러티브 기획자 △ PC 전투 기획자 △ NPC 전투 기획자 △퀘스트 기획자 모집을 시작했습니다. 전 분야 경력직 모집으로, P의 거짓 실 플레이 엔딩(마무리) 경험 보유자면서 매년 5종 이상 패키지·콘솔 게임 결말까지 진행한 경험이 필수입니다.
네오위즈는 프로젝트 소개 글에서 "언리얼 엔진 5 기반으로 최고 수준의 그래픽과 심도 있는 레벨 디자인, 강렬한 액션의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P의 거짓은 언리얼 엔진 4로 개발됐습니다.
네오위즈는 분야별 모집 인력과 차기작 세계관, 개발 기간과 예산 등에 대해 "답변이 어렵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이번 차기작 인재 모집은 P의 거짓이 흥행에 성공해 '잔혹 동화' 연작 개발의 동력을 확보했거나, IP(지식재산권)의 미래에 투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당초 증권가에선 이 작품 판매량을 200만~250만장으로 예상했는데요. 출시 첫 주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만 20만장을 팔아 1000만 달러를 벌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콘솔 시장이 큰 유럽에서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네오위즈 내부에서도 "예상한 대로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네오위즈는 P의 거짓 판매량을 조만간 공개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P의 거짓은 지난달 19일 정식 출시됐습니다. 이 때문에 판매량 공개일은 발매 한 달을 맞는 이달 19일이 유력해 보입니다.
P의 거짓은 소울라이크(소울류) 장르에 관심 없던 초보자도 끌어당기는 동화 '피노키오' 재해석 방식, 성능이 각기 다른 무기의 날과 손잡이를 조합하는 재미, 피노키오 체력을 채워주는 '펄스 전지'가 다 떨어졌어도 상대방을 여러 번 공격하면 전지 하나를 얻게 되는 체계 등으로 기존 소울류와 차별화된 재미를 줍니다.
이 게임에 매료된 사람들은 게임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무기 조합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날과 손잡이 각각 쓸 수 있는 필살기도 다른데요. 자동인형(로봇)인 피노키오가 필살기를 쓸 때 몸속의 모터가 빠르게 회전하는 소리를 들려주며 게임 패드가 진동하는 식으로 특유의 손맛을 제공합니다.
네오위즈가 올해 2분기 영업손실 48억9300만원을 기록한 상황에서 P의 거짓 후속작 개발 인력을 채용한다는 건, 그만큼 내부에서 기대한 성과를 거뒀고 패키지 게임의 미래를 확신한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판교 네오위즈 사옥 내부. (사진=이범종 기자)
더 이상 '도전' 아닌 70조 콘솔 시장
국내 콘솔 패키지 시장은 좁지만 세계 시장에선 얘기가 다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2022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게임 시장 분야별 비중은 모바일 57.9%, PC 26.8%, 콘솔 5%에 불과합니다. 반면 올해 세계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557억5300만 달러(약 70조6300억원)이 될 전망입니다.
이 가운데 북미가 206억76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2.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럽은 257억9100만 달러로 3%, 아시아는 87억2700만 달러로 3.5% 성장할 전망입니다. 세계 콘솔 시장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으면 수익성도 자연히 높아지는 구조인 셈이죠.
네오위즈는 P의 거짓으로 세계 시장에서 패키지 명가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후속작 개발자 모집으로 한국에서 패키지 게임 개발이 더 이상 '도전'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있습니다.
P의 거짓을 만든 네오위즈 산하 라운드8 스튜디오는 P의 거짓 추가 내용을 담은 DLC(내려받는 추가 콘텐츠)를 개발 중입니다.
현재 엔씨소프트와 펄어비스, 크래프톤 등이 콘솔 패키지 게임 개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게임사들이 확률형 아이템 장사가 아닌 작품성으로 북미·유럽 게임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끕니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P의 거짓으로 글로벌 게임 시장을 놀라게 한 만큼, 차후 DLC와 차기작을 통해서도 이용자분들께 색다른 놀라움과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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