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지누스(013890)가 현대백화점그룹의 기대와 달리 올 들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당초 국내시장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전체 볼륨을 키워보겠다는 전략이었지만 절반의 성공만 거둔 모습입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누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215억원, 영업이익은 3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6%, 영업이익은 70.1%나 쪼그라들었습니다. 올해 1분기부터 세 분기 내리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크게 떨어지면서 영업이익률은 1분기 3.6%, 2분기 2.4%, 3분기 1.4%로, 1%대까지 내려온 상황입니다.
북미지역의 매출 감소가 뼈아팠습니다. 3분기 미국의 매출액은 17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나 빠졌습니다. 지누스 매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기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지누스 측은 북미 지역 소비심리 악화에 따라 캐나다에서 역신장이 지속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대형 고객사의 의자, 침대 프레임 등 일반 가구 발주 물량이 줄어들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봤습니다. 앞서 1, 2분기에도 미국 주요 고객사의 재고 축소를 위한 발주 제한 정책으로 매출 하락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누스 전체 매출에서 미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누스 측은 "아마존 대형 행사 등으로 기존 재고가 많이 소진됐다"면서 "4분기부터는 주문량이 회복세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누스 실적 중 그래도 긍정적인 흐름은 국내 매출 확대와 유럽연합(EU), 호주 등에서의 매출 신장세입니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누스를 인수하면서 국내 사업 확장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올해부터 국내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올해 국내 매출은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입니다. EU 역시 올해 매 분기 매출 규모를 늘리고 있습니다.
지누스 측은 국내 매출만큼은 여전히 자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 8월 설정한 올해 국내 사업 매출액(소매판매가 기준) 목표 1300억원 달성이 여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누스는 TV홈쇼핑, 체험형 마케팅 이벤트, 팝업 쇼룸 등을 통해 고객 접점을 늘려갈 계획입니다. 또한 내년 1분기부터는 박스 크기를 축소해 물류·운송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그러나 부진한 실적이 반영된 듯 최근 발표된 현대백화점그룹 인사에서 지누스의 흔적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정기 임원인사 전체 규모가 줄어든 영향도 있겠지만 올해 임원 인사에서 지누스 쪽의 승진 인사는 없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누스의 퍼포먼스가 너무 좋을 때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를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퍼포먼스가 더 나빠보이는 측면이 있다"면서 "가구 특성상 소비심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미국, 국내 경기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올해는 더 기대하기 어렵고 내년이나 내후년에 기대를 걸고 호황기에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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