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상당히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도 당분간 올해와 같은 '불수능'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정부 방침대로 의대 정원이 증원될 경우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도전을 위한 반수와 N수가 늘어나 변별력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의대 정원 증원되면 합격 점수 낮아질 것으로 추정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 수능은 2011학년도 이후 13년 만에 만점자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관측될 정도로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정부가 공언한 대로 이른바 '킬러 문항'은 없었지만 국어 영역과 영어 영역은 선택지로, 수학 영역은 주관식 문항으로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정부의 '킬러 문항' 배제 방침 발표 이후 '물수능'을 예상하고 섣불리 도전한 반수생 등은 기대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의대에 진학하고자 다시 수능을 치르는 'N수생'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부 계획대로 내년부터 의대 정원이 증원되면 합격 점수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서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1일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의대 정원 확대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 각 대학은 현재 3058명인 의대 정원이 2025학년도에는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명, 2030학년도까지는 최소 2738명에서 최대 3953명이 증원되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현재 정시로 의대 합격을 하기 위해서는 국어·수학·탐구 영역 백분위 평균 95.3점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의대 정원이 지금보다 1000명 늘어나면 백분위 평균은 94.5점으로, 2000명 증원 시 94점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증원 규모가 3000명일 경우 93.5점, 4000명이면 93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상당히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도 당분간 올해와 같은 '불수능'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수능일인 지난 16일 청주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최상위권 가름하고자 금년도 수능 난이도 이어질 가능성 높아"
대한의사협회는 의대 정원을 확대하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반발하지만 정부 역시 필수 의료 확충과 제도 개선을 착실히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라 규모의 크고 작음은 있을 수 있으나 증원 자체는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입시업계는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N수생' 증가가 확실시되는 상황인 만큼 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당분간 어려운 수준의 수능 난이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합니다. 의대에 도전하는 'N수생'의 경우 높은 학력 수준을 가지고 있으므로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를 위해 '불수능' 기조가 이어진다는 겁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모집 정원이 늘어나게 되면 최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향후 수능의 난이도도 올해와 같이 어려운 수준일 수밖에 없다"며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할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도 "의대에 도전하는 최상위권 학생들을 올바르게 평가하고 가름하고자 금년도 수준의 수능 난이도가 앞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게다가 차후 수능이 올해보다 쉬운 난이도로 출제된다면 이번 수능의 난이도 조절 실패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으므로 어떻게든 올해 수준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상당히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도 당분간 올해와 같은 '불수능'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수험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