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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30일 17:5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한국투자캐피탈이 소매대출 사업으로 영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부동산금융으로 구성된 기업금융 중심에서 벗어나 사업을 다각화하는 차원이다. 부동산금융 신규 취급을 줄이면서 투자금융자산을 늘리는 등 포트폴리오 개선으로 안정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신용대출·주담대·오토론 등 '소매대출' 영업으로 사업 확대
30일 여신전문금융 및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캐피탈은 지난 3분기 소매대출 영업을 개시했다. 소매대출 영업자산 규모는 9월 말 기준 442억원으로 확인되며 전체 영업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이다.
소매대출 사업은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오토론 등으로 구분되며 개인사업자 차주를 포함한다. 구체적으로 현재 운영하는 상품은 직장인론(개인신용대출), 자산플러스론(부동산담보), 오토플러스론(자동차 담보)으로 확인된다.
오토플러스론은 자동차 할부금융이 아닌 자동차 담보 대출 상품이다. 본인 단독명의로 된 차량을 1개월 이상 소유한 고객이 대출을 이용할 수 있으며 온라인 저당권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한국투자캐피탈은 할부금융 사업을 2020년까지 운영(영업자산 1835억원 규모)했지만 이후로는 취급하지 않고 있다.
한국투자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소매대출 영업자산 규모의 구체적 목표는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차적으로는 연말까지 1000억원 정도 이상으로 보고 있다"라면서 "지금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나 시장 여건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소매대출 사업으로의 영역 확장은 기업금융 중심으로 된 포트폴리오 구조를 다각화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기업금융은 부동산금융으로 이뤄지는 만큼 사업 안정성에서 신용집중이나 거액여신 위험 등 리스크가 다소 높은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캐피탈의 영업자산(4조7892억원) 구조는 지난 9월 말 기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20.2% △중도금대출 30.3% △기타 기업대출 39.8% △투자금융자산 8.7% 등으로 나타난다. 특히 부동산PF 관련 대출은 기업일반으로 분류된 브릿지론까지 포함하면 총 1조5313억원(본PF 7339억원, 브릿지론 7975억원)으로 영업자산 내 비중이 32.0%에 달한다.
동영호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사업 포트폴리오가 경기 민감도가 높은 PF대출과 브릿지론 등에 집중돼 있어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른 수익 변동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경기 부진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사업 다변화 가능성이 존재하나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기업금융 의존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평가했다.
부동산금융 취급 제한…투자금융 강화로 다변화 속도
고금리 시장 환경과 함께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대출 관련 리스크가 높게 나타나는 만큼 사업 다각화에 앞서 해당 익스포저 자체를 줄이는 모습이다. 부동산PF는 지난해 말 1조819억원에서 올 3분기 9696억원으로 10.4%(1123억원)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기타기업대출은 2조2605억원에서 1조9062억원으로 15.7%(3543억원) 줄었다.
반면 투자금융 자산(투자유가증권과 신기술금융자산으로 구성)은 지난해부터 빠르게 증가했다. 투자자산은 2021년 868억원으로 영업자산 내 비중이 1.9%에 불과했는데, 지난해 3448억원(6.7%)으로 늘어난 뒤 올 3분기 4180억원까지 커졌다. 포트폴리오 내 비중은 8.7%로 나타난다.
(사진=한국투자금융)
투자자산 구성은 유가증권이 3999억원으로 관계회사투자지분이 2030억원, 관계회사투자지분 외가 1969억원이다. 신기술금융자산 규모는 181억원으로 확인된다. 한국투자캐피탈은 지난달 토스뱅크 제3자 배정 유상증자(2850억원 규모)에 1080억원을 출자하기 위해 800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방식으로 투자금융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투자금융과 소매대출로 영업자산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자산건전성 측면에서는 관리 강화가 요구된다. 고금리 환경이 여전함에 따라 비우호적인 투자시장 여건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투자금융 자산은 기본적으로 실적의 변동성이나 회수 기간 불확실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으며 자산 규모를 확대할 경우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개인신용자 대출 역시 고금리 타격에 따라 연체율 상승과 같은 건전성 하방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차주 구성 측면에서도 제2금융권은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열위하거나 다중 채무자 중심으로 대출이 시행될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034950) 수석연구원은 "투자자산은 내재된 높은 이익변동성과 회수 기간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자산의 증가가 포트폴리오 리스크 증가 요인이 된다"라면서 "최근 취급을 시작한 개인신용대출의 경우 중·저신용 차주로 구성돼 있어 금리와 경기 민감도가 높은 수준이다"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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