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SK그룹 계열사에 편입된 국내 파운드리 기업 ‘키파운드리’가 SK 상징 로고인 이른바 ‘행복날개’를 단 상표 출원을 마치면서 본격적으로 SK그룹 계열사로서의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4일 특허청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SK그룹의 투자 전문 지주회사 SK주식회사는 지난달 29일 ‘SK키파운드리’ 상표를 출원했습니다. 반도체, 집적회로 등 18개에 대한 지정 상품 등록도 완료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모체는 1979년 세워진 LG반도체입니다.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이후 집권한 김대중 대통령은 대기업을 상대로 대규모 사업교환, ‘빅딜’을 압박했고 그 결과, 1999년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가 LG반도체를 인수했습니다. 현대는 2년 뒤인 2001년 하이닉스반도체로 사명을 바꾸고 메모리 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를 분사시켰습니다.
SK가 지난달 29일 특허청에 상표 출원한 'SK키파운드리'. (사진=특허청)
그런데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경영난에 봉착하자 현대는 같은 해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경영권을 포기, 2011년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비메모리 부분 키파운드리는 2004년 하이닉스반도체에서 분사해 매그나칩으로 옮겨졌습니다. 매그나칩은 하이닉스시스템이 비메모리 사업부를 정리하면서 분사시킨 기업입니다.
이후 키파운드리는 매그나칩에서도 분리돼 독자 사업을 펼쳐오다 파운드리 사업 확대 발판 마련에 본격 시동을 건 SK하이닉스가 지난 2021년 키파운드리 지분 100%를 사들이면서 18년 만에 다시 품었습니다.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둔 키파운드리는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8인치 웨이퍼를 기반으로 하는 전력반도체,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등 비메모리 반도체를 위탁생산하고 있습니다. 전력반도체는 전자기기에서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전압과 전류를 조정·제어하는 역할로 DDI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 인수로 파운드리 생산능력(캐파)을 2배로 확대하는 등 파운드리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봅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기존 파운드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IC)를 통해 CMOS 이미지센서 등 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8인치 웨이퍼 월 생산능력(캐파) 10만장에 키파운드리 9만장 규모가 더해지면 2배로 향상됩니다. 카메라에서 ‘눈’ 역할을 하는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시스템 반도체입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8인치 파운드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키파운드리의 역량을 활용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 안정화와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종로 SK서린빌딩.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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