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산업은행이 이번주
HMM(011200)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자금 조달 계획이 좀 더 확실한
하림(136480)이 승자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재계 서열 27위의 하림그룹은 54위 동원그룹보다 근소하지만 좀 더 높은 인수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다만 막판까지 매각 완주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번주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를 선정할 계획인데요. 매각 대상은 산은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HMM 보통주 3억9879만156주(지분율 57.9%)입니다.
우선협상대상자에는 하림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막판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는 하림이 JKL파트너스, 호반건설 등 다수의 재무적투자자를 확보해 유력한 상황"이라며 "동원은 인수를 포기하는 분위기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하림그룹이 치킨 브랜드로 알려져 있지만 단순한 식품 제조기업이 아니다"라며 "자금 동원 능력이 뛰어나다"고 귀띔했습니다.
지난달 23일 최종 입찰에는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이 참여했는데요. 양 사 모두 6조3000~4000억원대의 희망가를 제출했지만 하림이 근소하게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업계에서는 동원보다 하림의 자금조달 계획이 더 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동원이 자회사를 통해 자원 조달을 꾀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하림은 재무적투자자의 도움을 받아 자금 조달 여력이 더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림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꾸려 본입찰에 참여했는데요.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해 현금성 자산을 3조원 이상까지 늘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나머지 3조5000억원 가량은 인수 금융을 통해 조달할 예정인데요. 인수 금융 파트너가 꾸려졌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그러나 자금의 반 이상을 빌려야 해 하림에 HMM은 여전히 버거운 대상입니다. 이 때문에 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돼도 막판 매각 무산 우려가 제기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 차입에 의존하는 만큼 이자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며 "끝까지 계산기를 두드려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매각이 막판 중단될 경우 인수 가능성이 거론되는 곳은 현대글로비스입니다. 현대글로비스는 HMM을 감당할 큰형님으로 꾸준히 언급돼 왔는데요. 정작 현대글로비스는 그 동안 인수설에 손사래를 쳐 왔습니다.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는 지난 4월 '2023년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MM 인수 관련 "컨테이너선은 주력 사업이 아닌 만큼 메인 사업인 자동차선이 아닌 부문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최근 HMM이 21년 만에 자동차선을 다시 건조하기 시작한 점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월27일 HMM은 총 3대의 선박 건조 계약(7956억원 규모)을 체결했는데요. 공시에는 경영상 비밀유지로 기재됐지만 계약 대상자는 현대글로비스로 확인됐습니다. 현대글로비스는 4일 대한해운과도 480억원 규모 자동차선 대선계약을 체결한 상태인데요.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대가 되면서 차 무게로 인해 선적량이 증가해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선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여의도 HMM 본사 사무실 내부 전광판에 HMM 홍보 영상이 나오고 있다.(사진=뉴시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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