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최근 2년간 국내증시에 상장한 외국기업이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증시에서 특별한 메리트를 찾기 어렵다는 반증인데요. 한국거래소는 글로벌 금융허브 도약을 위해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꾸준히 홍보하고 있지만, 그나마 국내 상장을 시도하던 중국계 기업마저 발길을 끊었습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증시에 상장한 외국기업은 유가증권시장에 2곳, 코스닥시장 18곳으로 총 20곳으로 집계됩니다. 이날 기준 국내증시에 상장한 종목은 유가증권 951개, 코스닥 1601개 인데요. 상장 종목수 대비 외국기업의 비중은 0.86%에 그칩니다. 지난 2020년 말 0.97%(22곳, 전체 2268곳)와 비교해도 오히려 줄어든 수치입니다.
국내증시의 외국기업 상장 비중은 다른 아시아권 국가와 비교해도 한참 낮습니다. 지난해말 기준 싱가포르는 외국기업의 비중이 50%를 넘어서며 대만(11%), 홍콩(8%) 등도 10%에 근접한 수준입니다.
국내증시에 마지막으로 상장한 기업은 미국계 바이오 기업
네오이뮨텍(950220)으로 지난 2021년 3월 상장 이후 국내증시 상장 외국기업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최근 중국계 기업 포커스미디어코리아가 코스닥시장 문을 두드렸으나 국내 상장에 대한 이점이 없다고 판단해 상장을 철회했죠.
반면 국내 투자자들의 외국 주식 투자는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매수액은 201조9961억원으로 10년 전인 2012년 1조8926억원보다 10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한국거래소 역시 국내증시의 국제자금 유입과 투자자 선택을 넓히기 위해 해외기업들의 국내증시 유치를 홍보하고 있지만, 좀처럼 해외기업의 국내증시 상장은 늘고 있지 않습니다. 그나마 국내증시를 찾던 중국계 기업들 역시 최근에는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이유로 관심을 두지 않고 있죠.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더 높은 가치를 평가 받거나 달러를 조달하기 위해선 국내증시보단 나스닥이 매력적인데 외국 우량기업 입장에서 굳이 한국증시에 상장할 메리트가 없다”면서 “한국 시장 상장을 원하는 외국기업은 중국의 중소업체 정도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개최된 '2023 코리아 캐피탈 마켓 컨퍼런스' (사진=한국거래소)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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