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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14일 16:2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코스닥 상장 제약업체
아미코젠(092040)이 유상증자와 무상증자 결정 이후 떨어진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면서 기발행 전환사채(CB)의 전환가액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주가 하락으로 CB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나선 조치지만 기존에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환가를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을 통해 50% 낮춘다면 새로 유통되는 주식은 2배로 늘어나 주식 가치 희석이 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 우려도 부각되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미코젠은 이날 전환가액 조정을 공시했다. 기존 전환가액인 1만7258원에서 조정 후 8037원으로 줄었다. 전환 가능한 주식 수는 231만7765주에서 497만6981주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7월 발행한 제3회차 사모 CB 건으로 권면총액이 400억원이다. 이번에 전환가액이 크게 감소한 만큼 전환할 수 있는 주식 수는 대폭 늘어난 셈이다.
(사진=아미코젠)
아미코젠 측은 조정 사유에 대해 “시가를 하회하는 발행가액으로 유상증자를 발행함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과 무상증자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아미코젠은 유상증자와 무상증자를 동시에 단행했다. 유상증자(청약일 기준 지난 5일)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신주인수권증서를 보유한 구주주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새로 발행한 주식 수는 770만주였으며 기발행 주식 수는 1975만4708주로 확인된다.
유상증자 1주당 발행가격은 9130원인 반면 당시 시가는 1만2290원이었고, 이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 영향은 1만7258원에서 1만6014원 정도로 나타난다. 이후 소유주식 1주당 1주의 비율로 무상증자를 시행하면서(기발행 주식 수 2745만4708주, 신 발행 주식 수 2725만2579주) 전환가액이 1만6014원에서 8037원까지 하락했다.
아미코젠의 지난 1년간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작년 12월15일 1만474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유상증자와 무상증자 결정 최초 공시가 있던 지난 9월 6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11월13일에는 5493원으로 최저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6000원 후반에서 7000원 초반 사이에서 형성되는 모습이다.
제3회차 CB는 사채 만기일이 오는 2027년 7월인데, 아미코젠의 지난 3년간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2021년 7월16일 2만1784원 최고점을 기점으로 줄곧 하향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해당 기간 최저점은 최고점의 4분의 1 수준이다.
CB는 보유자가 주식으로 변경할 수 있는 채권으로 주가가 상승할 때 주식으로 바꿔 추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의 추이와 같이 주가가 계속 하락할 경우 주가와 전환가액 갭 차이가 커지기 때문에 전환가액을 조정해 투자자 이익을 보호한다.
다만 CB 투자자를 제외한 다른 주식 보유자 입장에서는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지분을 늘리려는 경우 기존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확보하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CB를 제3자 배정하고 주가가 내려가면서 전환가액이 계속 하향 조정되다가 나중에 숨겨둔 호재로 회사 주가가 올라가면 굉장히 저렴한 전환가액으로 주식 전환하는 사례가 많은 것 같다”라면서 “CB에 투자하지 않은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는 보유가치가 희석될 수 있는 경우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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