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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1일 18:2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해제되면서 지난 3년간 묵혀왔던 항공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특히 여행분야에서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2024년 항공수요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3년간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저가항공사(LCC)들은 항공수요의 회복에 힘입어 적극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국내 LCC들은 수익성 개선을 통한 결손금 축소, 외부 투자자의 엑시트 가능성 등 다양한 당면과제를 맞은 상황이다. 이에 국내 LCC들이 당면한 과제를 살펴보고 그 가능성에 대해 논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진에어(272450)가 항공수요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항공기 도입 등 확장 전략보다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는 전략을 펴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진에어가 2018년 국토교통부 제재 이후 코로나19,
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항공(020560) 합병 추진 등 굵직한 이슈가 이어진 탓에 확장 행보 대신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모회사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합병이 성사된다면 진에어 등 산하 LCC들의 통합도 점쳐진다. 이에 자연스러운 여객 분야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진에어는 항공화물 분야를 키울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정비 줄여 재무체력 키우기 전략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에어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리스부채는 30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232억원)보다 5.2% 줄었다. 신규 취득한 리스부채 규모(284억원)보다 상환한 리스부채(836억원)가 더 많았기 때문에 전체 리스 부채 규모가 줄었다. 고금리 추세에 리스 규모를 줄여 이자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스 부채 규모를 줄일 경우 부채비율 개선 등 효과를 볼 수 있다. 진에어는 올해 3분기까지 111억원을 항공기 리스 이자로 지출했다. 지난해 항공기 리스 이자(99억원)보다 12% 증가한 규모다. 이자율 증가 등으로 리스부채 감소에도 이자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운영 항공기수도 다른 LCC들에 비해 변동이 적다. 타 LCC들이 코로나19 이후 항공수요 증가에 대비해 항공기를 2대 이상 들여온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확장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진에어가 항공기 운용 규모를 키우지 않으면서 일종의 고정비인 항공유 구매 부담도 최소화하고 있다.
진에어는 올해 3분기까지 항공유 구매 비용으로 2698억원을 지출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진에어의 항공유 구매 비용은 2145억원이었다. 국제유가가 2019년 50달러 선에서 올해 70달러선까지 40% 가까이 증가했음에도 같은 기간 진에어의 항공유 구매 비용은 25.7% 증가에 그쳤다.
주요 고정비용 지출폭을 최소화하면서 진에어의 재무지표를 개선시키고 있다. 전지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에어의 3분기 부채비율은 384.7%로 LCC사들의 3분기 부채비율이 470~650% 수준임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수준이다. 항공사들은 항공기를 리스 등 임대방식으로 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높다.
관련 업계에서는 진에어가 향후 통합 LCC에 대비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 시일이 다가오면서 지출이 동반되는 확장정책을 펴기 어려운 것도 재무구조 내실화의 이유로 꼽힌다.
아울러 합병 이후 통합 LCC가 출범할 경우 중복 노선 조정에 따라 항공기 운용에서 비효율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스계약은 통상 5년가량 장기계약으로 이뤄지는데, 항공기 운용 규모를 키웠다가 노선이 조정될 경우 항공기의 효율적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 진에어뿐 아니라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역시 올해 항공기 운용규모를 2019년보다 줄이거나 유지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까닭에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통합 가능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진에어가 항공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확장 전략보다는 재무구조 개선 등 내실화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합병 후 화물 확대 가능성도
관련 업계에서는 진에어가 합병 이후 화물 사업를 지속적으로 늘릴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회복세가 전망되는데다 전자상거래 거래액 증가에 따라 항공화물 시장이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새로운 수익창출원으로 작용할 수 있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 분석기관인 글로벌 마켓에 따르면 세계 항공화물 시장은 2019년 2500억FTK(화물무게와 운송거리를 곱한 단위)에서 2040년 5200억FTK로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진에어는 올해 3분기까지 1만7993톤의 화물수송 실적을 기록했다. 대한항공(5만3569톤), 아시아나항공(3만1228톤)에 이어 항공화물 시장 3위를 기록했다. 진에어의 항공화물 매출액은 올해 3분기 139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화물 매출(22억원)의 6.3배 이상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코로나19 규제 종료로 글로벌 항공사들의 화물 매출과 수익률이 각각 31%, 2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진에어는 반대로 화물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향후 통합이 성사될 경우 중복 노선 정리에 따라 발생하는 유휴 항공기도 화물 사업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출범할 통합 LCC는 노선 조정이 불가피하다. 세 회사가 통합될 경우 항공기 운용 규모는 현재(12월) 기준 총 54대(진에어 27대, 에어부산 21대, 에어서울 6대)로 크게 늘어나는데 일본, 동남아시아 등 취항지가 겹치기 때문이다. 향후 합병에 따라 노선 조정이 이뤄질 경우 운용 항공기도 일부 정리하거나 새로운 노선에 투입하는 등 운영 방식을 변경해야 한다. 이에 남은 항공기를 화물 노선으로 사용하거나 화물기 도입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세 회사가 통합될 경우 항공기 규모가 늘어나지만, 일본과 동남아 등 취항지가 상당수 겹치기 때문이다. 세 회사의 취항지는 일본, 동남아시아 지역이 주를 이룬다. 이에 항공 화물 사업 확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진에어는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항공화물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현재 화물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타 LCC들이 화물기 도입 등으로 화물 사업 확장에 나설 채비를 갖추는 가운데 향후 전략이 수정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진에어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여객기 하부에 화물을 싣는 벨리카고 방식으로 화물 사업을 하고있다"라며 "전용 화물기 도입 등은 지금으로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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