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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8일 18:3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지주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은행을 중심으로 한 실적 성장을 이뤄냈다. 각 금융지주는 고금리 기조와 저성장 시대를 맞이하면서 비은행 강화를 외치는 한편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동반 성장을 강조했다. 특히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디지털 플랫폼 강화를 공통 과제로 설정했으며 인수·합병을 주요 과제로 삼은 지주도 있었다. <IB토마토>가 4대 금융지주의 한 해 성과를 돌아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는 올해 초 최고 자리에 오른 자회사가 몇 개나 되는지 자문하면서 한 해를 열었다. 기업금융(IB)을 비롯해 외국환, 자산관리 등 장점을 극대화하고 보험, 카드를 비롯한 비은행 부문에서 인수·합병(M&A), 제휴 등의 방법을 통해 강화한다는 포부였다. 금융지주 4사의 공통 목표인 디지털 부문과 글로벌 영업 능력 향상도 강조했다. 그룹의 강점을 적용시키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해도 비은행 주요 자회사의 실적은 성장하지 못했다.
하나금융지주(사진=하나금융)
비은행 주요 자회사 실적 아쉬움
하나금융의 자회사 1위 달성은 올해에도 한 발짝 더 멀어졌다. 하나금융의 자회사 중 눈에 띄는 호실적을 낸 곳은 하나은행이 거의 유일하다. 하나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2조7664억원으로 지난해 2조2438억원 대비 23.3% 성장을 이뤄냈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큰 폭으로 실적을 키웠다. 해당 실적을 기반으로 국민은행에 이어 2위 은행의 자리를 차지했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 리딩뱅크의 영광은 지키지 못했다.
비은행 자회사는 상황이 더 악화됐다. 하나증권, 하나카드를 비롯해 은행을 제외한 주요 자회사 중 지난해 동기 대비 호전된 당기순이익을 낸 법인은 없었다. 증권사를 비롯해 카드, 보험, 저축은행 등 적게는 한 자릿수 감소율을 보인 자회사부터 많게는 적자 전환한 법인도 있었다.
하나증권이 올해 3분기 14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 보다도 0.33% 악화된 실적이다. 역머니무브가 일어났음에도 2855억원 흑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도 큰 폭으로 감소한 결과다. 같은 기간 4대 금융지주 증권사 중 적자를 낸 증권사는 하나증권이 유일하다. 올해 3분기 KB증권은 지난해 동기대비 당기순익을 증가시켰고,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동기 대비 60% 이상 실적이 하락했음에도 2234억원의 흑자를 냈다.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은 업계에서 낮은 수준이다. 3분기 하나생명은 169억5700만원을 벌어들였다. 회계 제도 변화로 인해 외형이 성장한 것처럼 보이나 하나생명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대비 15.8% 감소했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해 동기에 이어 적자를 탈출하지 못하고 43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주요 비은행 자회사 실적이 악화되면서 전체 당기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다. 지난 2019년 비은행 부분이 전체 당기순익 중 차지하는 비중은 21.2%에서 2021년 32.9%까지 끌어올렸으나 올해 12.8%까지 하락했다. 강점이라고 칭하던 외국환과 IB부문에서도 외환거래(FX)환산손실 및 IB자산 평가손실이 인식돼 매매평가익이 지난분기 대비 하락했다. 다만 누적기준으로는 지난해 대비 개선됐다.
자회사 중 하나에프앤아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지난해 대비 실적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역설적이게도 금리인상으로 부실채권이 많아지자 하나에프앤아이의 당기순익이 지난해 3분기 263억원에서 1년만에 290억원으로 증가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하나에프앤아이는 올해 3분기 누적 은행 경쟁입찰 투자액 기준 31.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연합자산관리에 이어 2위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업계 악화에도 지난해 3분기 207억원에서 21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디지털에 글로벌은 성장 지속
하나은행 해외법인 실적은 지난해 807억원에서 올해 3분기 1065억원의 순익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대비 258억원 증가한 실적이다. 하나은행의 중국법인과 인도네시아 법인을 중점으로 해외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법인에서는 282억8400만원, 중국법인의 경우 193억원의 실적을 냈다.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이익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단계적으로 실행시키는 중이다. 다만 4대 금융지주의 공통된 목표였던 만큼 실적 성장이 빛을 발하지는 못했다. 3분기 기준 하나은행의 해외 법인 실적은 4대 은행 글로벌 실적에서 3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주요 목표 중 하나인 디지털 실적은 챙겼다. 신용대출을 비롯한 주요 비대면 상품 실적이 모두 60% 이상을 기록했는데, 신용대출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대비 2%p 증가한 94.4%, 담보대출은 71%, 예·적금은 68%, 펀드는 85.3%가 디지털로 실행됐다. 하나은행의 플랫폼 누적 가입자 수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원큐는 올해 3분기 1511만7000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110만7000명, 원큐페이는 717만8000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148만1000명 증가했다. 하나은행이 네이버파이낸셜과 외부 협업을 통해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통장을 출시하는 등 업무 범위도 확장했다. 특히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은 하나금융의 자회사 하나금융티아이의 사내독립기업 형태로 설립된 금융그룹 내 유일한 디지털 전문 싱크탱크다. AI 관련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개발해 대손님용 AI 챗봇, 신용평가모형 개발 등으로 활용해 그룹 내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18일 개최된 관계회사경영관리위원회에서 하나손해보험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의 CEO로 각각 배성완 전 삼성화재 부사장과 정해성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부사장을 추천한 바 있다.
한편 <IB토마토>는 하나금융에 비은행 자회사 실적 악화원인 등에 대해 취재를 시도했으나 답을 받을 수 없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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