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3일 차에서 경공업 발전 방안과 2024년도 예산안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TV가 29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두 개 제도에 기초한 우리의 조국통일 노선과 극명하게 상반되는 '흡수 통일', '체제 통일'을 국책으로 정한 대한민국 것들과는 그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하고, 남한과의 통일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겁니다.
3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 5일차 회의에서 "장구한 북남관계를 돌이켜보면서 우리 당이 내린 총적인 결론"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역대 정권의 남북 관계 개선 움직임을 전면적으로 부정했습니다. 그는 "우리 제도와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괴뢰들의 흉악한 야망은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화해와 통일'을 '범하지 말아야 할 착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제는 현실을 인정하고 남조선 것들과의 관계를 보다 명백히 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를'주적'으로 선포하고 외세와 야합하여 '정권붕괴'와 '흡수통일'의 기회만을 노리는 족속들을 화해와 통일의 상대로 여기는 것은 더 이상 우리가 범하지 말아야 할 착오"라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우리가 동족이라는 수사적 표현 때문에 미국의 식민지 졸개에 불과한 괴이한 족속들과 통일 문제를 논한다는 것이 우리의 국격과 지위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북남(남북) 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강대강, 정면승부의 대미·대적 투쟁 원칙을 일관하게 견지하고 고압적이고 공세적인 초강경 정책을 실시해야 하겠다"며 강경한 대남·대미 노선을 예고했습니다. 그는 "만일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핵 위기 사태에 신속히 대응하고 유사시 핵 무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노동당 전체회의는 지난 26일부터 시작해 30일 마무리됐습니다. 북한은 추가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회의에서 "우주개발부문에서 2023년에 첫 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쏴올려 운용하고있는 경험에 기초하여 2024년에 3개의 정찰위성을 추가로 쏴올릴데 대한 과업이 천명되었다"며 "우주과학기술발전을 힘있게 추동하기 위한 국가적차원의 전폭적인 대책들이 강구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또 이번 전원회의를 통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간의 관계로 규정하고 대남 노선의 근본적 방향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또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조춘룡 당 군수공업부장·전현철 당 중앙위원회 비서를 정치국 위원·당 중앙위 비서로 뽑았습니다. 박정천 군정지도부장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복귀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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