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컴투스그룹이 직접 보고 만지는 문화상품 NFT로 국내 시장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공급자 편의로 만들어진 초기 시장과 달리, 실물 굿즈와 공연을 결합해 '사야 할 이유'를 만들어 간다는 전략입니다.
컴투스 플랫폼은 4일 오후 8시 '지구방위대 후뢰시맨(초신성 플래시맨)' 팬미팅 NFT 입장권 판매를 시작합니다. 팬미팅은 후뢰시맨 한국 출시 35주년을 기념해 4월20일 서울 강서구 예원교회 스카이아트홀에서 열리는데요. 타루미 토타(레드 플래시) 등 후뢰시맨 네 명과 '레이 네펠' 역을 맡은 하기와라 사요코 등 악역 세 명이 처음으로 내한 팬미팅 무대에 오릅니다.
지구방위대 후뢰시맨 한국 출시 35주년 팬미팅 NFT 입장권 판매 준비 화면. (사진=엑스플래닛 웹사이트)
후뢰시맨 복장을 입은 전문 배우들의 공연과 미출시 사운드트랙(OST) 연주회, 팬들의 각종 수집품 전시도 예정돼 있는데요. 팬미팅 뒤에도 입장권의 가치를 높여줄 요소가 남아있습니다. 입장권은 현장에서 NFC(근거리 무선 통신 기능)가 내장된 실물 카드 티켓으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각 실물 카드에는 여러 캐릭터의 모습이 홀로그램으로 담겨있고, 고유 일련번호가 찍혀 있습니다. 이 NFC 카드는 팬미팅 이후에도 후뢰시맨 관련 콘텐츠를 접하는 용도로 쓰이게 됩니다.
팬미팅 입장권 판매 규모는 850석인데요. 이는 당초 업계에서 예상한 숫자의 두 배에 달합니다. 소수 매니아만 관심 갖고 사그러들 줄 알았던 상품 인기가 의외로 높았기 때문입니다.
4일 서울 강서구 예원교회 스카이아트홀에 좌석 안내도가 붙어있다. 팬미팅 입장권은 등장인물 이름이 붙은 구역별로 따로 나뉘어 판매된다. (사진=이범종 기자)
앞서 컴투스 플랫폼은 팬미팅 기획과 연계해, 지난해 10월부터 롤링 발칸 피규어와 캐릭터별 카드집 등이 담긴 굿즈 세트를 제공하는 NFT를 출시했습니다. 한화로 약 20만원인 NFT 하나를 사면, 후뢰시맨 다섯 명 중 한 명의 변신 장면을 무작위로 하나 지급받습니다. 실물로 지급받는 굿즈 세트는 모두 같은 상품으로 구성되는 식입니다. 원작사 토에이 공인 굿즈로, 각 카드와 아크릴 액자 등에 담긴 사진은 초고화질로 리마스터 됐습니다.
이 때문에 팬들의 관심이 급증했고, 지난해 컴투스 플랫폼은 11월 국내 NFT 시장 매출액 1위를 달성했습니다. 후뢰시맨 NFT 매출은 1억8000만원에 달합니다.
컴투스그룹은 NFT 시장 정체의 돌파구를 문화상품에서 찾았습니다. 가상자산 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상위 여덟 개 체인 NFT 거래 규모는 16억3000 달러였는데요. 이는 전분기 36억7000 달러보다 55.6% 줄어든 수치입니다. NFT 플랫폼 거래 규모도 같은 기간 49.7% 줄어든 12억4000 달러였습니다.
2023년 1~3분기 NFT 거래 규모 변화. (자료=코인게코)
현재 국내외 NFT 업체들은 고가 미술품 사진과 그림 찍어내기에서 벗어나 '의미'를 찾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머그샷 컬렉션을 출시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8월24일(현지 시간) 애틀랜타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 20분간 수감됐다가 보석금 20만 달러(약 2억6600만원)을 내고 석방됐습니다.
이 NFT 카드를 한 번에 47개(4653 달러) 구매하면, 그가 머그샷 촬영 당시 입은 양복 조각이 든 실물 카드를 받습니다. 2024장으로 한정 생산된 실물 카드엔 트럼프 사인 25개가 무작위로 포함됩니다.
컴투스그룹은 팬들이 직접 보고 느끼고 만질 수 있는 문화 상품과 연계해 NFT 시장을 넓힐 계획입니다.
컴투스홀딩스(063080) 관계자는 "초기 NFT 시장은 구매자(참여자) 지향적이지 않았다"며 "참여자들이 좀 더 원하는 게 무엇인지 면밀히 파악해, 실용성을 높인 후뢰시맨 상품을 준비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높은 실용성으로 팬들이 호응할 수 있는 상품을 계속 만들면 시장에서 의미 있게 주목 받을 것 같고, NFT 산업 자체가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컴투스플랫폼은 후뢰시맨 행사 이후 팬들을 상대로 '우주 특공대 바이오맨(초전자 바이오맨)'과 '빛의 전사 마스크맨(광전대 마스크맨)' 관련 기획에 대한 의견을 투표 형식으로 물을 예정입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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