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민주노총은 올해 총선에서 진보정당이 선전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노조법 2·3조 개정안 거부와 중대재해법 유예연장 추진, 노동시간 유연화 등 윤석열정부의 일방적 노동정책과 노조 탄압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10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에서 조합원과 노동자뿐 아니라 전체 시민들과 관련한 이슈들이 긍정적으로 부각될 수 있는 방안과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며 “지난 2년간 현 정부의 퇴행과 폭주에 대해 엄중한 심판을 내릴 수 있도록 진보정치와 정당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4월 총선은 임기 반환점을 도는 윤석열정부를 평가하는 성격이 강합니다. 양 위원장은 최근 “노동자와 서민들은 자녀걱정, 집걱정, 일자리걱정, 노후걱정이 가득한데 윤 정권은 새해부터 노동, 교육, 연금을 개악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며 “정부의 퇴행과 폭주에 맞서 정권 퇴진을 넘어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하고, 평등할 수 있는 총선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가운데)이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노조법 2·3조 개정안과 방송 3법 공포 촉구 노동시민사회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과제를 강조하면서 노동개혁의 출발은 노사법치라고 정부 방침을 재차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노동시장 유연화, 직무·성과급제 개편,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의 노동정책 방향도 제시했습니다.
“노동정책을 기업정책 하위로 취급”
양 위원장은 이에 대해 “노동정책에 대한 기본 방향부터가 잘못돼 있다고 본다. 노동정책이라면 우선 노동자들의 고용과 임금, 처우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제시해야 하는데, 기업정책의 하위 정책으로 취급하고 있을 뿐”이라며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만 해도 전체 노동자의 14% 수준의 조직 노동자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노총은 국회 앞에서 지난달 5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법 유예 연장에 반대하는 농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대재해법은 당초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도록 했지만, 50인 미만 사업장 등에 대해서 2년의 유예기간을 뒀고 오는 27일 확대 적용될 예정입니다. 이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유예기간을 2년 더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지난 9일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재유예 개정안 처리가 일단 무산됐지만, 정부는 법 시행 전에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7월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대회에서 서비스연맹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노총은 위험의 외주화 고리를 끊지 못하고 법 자체를 무력화하는 시도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양 위원장은 “중대재해법 논의는 오히려 법에서 제외된 5인 미만 사업장들에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등 다음 단계를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며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유예를 또 다시 연장하는 건 작은 사업장들의 안전을 방치하겠다는 태도”라고 지적했습니다.
양 위원장은 지난해 ‘주 최대 69시간’ 논란에서 드러난 것처럼 정부의 일방통행에 제동을 걸 수 있게 민주노총이 앞장서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초부터 건설노조를 시작으로 노조탄압이 본격화됐고 이를 투장하면서 7월에는 2주간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진행했다. 현 정부에 대한 문제제기로 지난 총파업은 여론의 지지도 높았다고 생각한다”며 “올해도 총선을 비롯해 정권심판의 계기가 될 수 있는 투쟁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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