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증권업계는 전날 외국인이 국내증시에 찬물을 끼얹은 것에 대해 추세적인 이탈을 뜻하지는 않다며 겁먹지 않아도 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도이치증권이라는 특정 증권사 창구로만 이탈한 점을 볼 때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떠난다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환율 등 대외변수에 따른 외국인의 움직임을 주도면밀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관 현대증권 연구원은 12일 "전일 급락은 일시적 수급붕괴에 따른 현상"이라며 "펀더멘탈에 이상이 없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수세의 변화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에 변화가 감지되지도 않았다. 실제 전날 상해증시는 1.04%, 니케이지수는 0.31% 상승 마감했고, 가원지수도 0.16% 약보합에서 장을 마쳤기 때문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역시 "신흥국의 해외자본통제 강화 조치가 외국인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G20 정상회담에서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외국인의 채권투자에 대한 과세와 은행세 도입 등 외국인의 투자포지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에 대해 언급한 것이 외국인의 변심을 유도하지는 않을 것이란 추론이다.
전날의 폭락을 환율의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의견도 있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현물과 선물의 가격차로 인한 차익 이외에 환차익을 거두고 있었던 상황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거이에 시기적으로 G20 정상회담을 맞이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상회담이 끝난 후 우리 정부가 환율에 대해 본격적으로 개입할 경우 원화는 약세를 보일 것이고 이는 외국인 입장에서 환차익의 감소를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선제적 대응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아울러, 이같이 국내증시를 외국인이 휘두르는 데 대비해야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재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 수급의 주체가 외국인투자가라는 점을 고려할 때 투자심리라는 측면에서 불안감이 유입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 전일의 대규모 매도로 인한 심리적인 타격과 함께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국면이 도래할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외국인의 전반적인 시각이 변한 것으로 보기는 힘든 만큼 우선은 단기적인 악재의 영역에서 다뤄야할 소재"라고 판단했다.
한 연구원은 "향후 원화가 약세를 보인다면 환차익을 거두고 있는 외국인 자금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며 "전일의 이벤트는 이를 상징한다"고 우려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가 외국인 매매동향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투자자들이 인식했다면 이같은 불안심리가 순식간에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4분기 전망은 1800~1950p를 유지하고 1950을 넘어서면 '과열', 1980선은 과열의 목표치"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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