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개혁신당이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연일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가족의 해외 출장 일정과 예산을 공개하는 일명 '황제출장방지법'과 정치권 행사에 기업 총수들이 동원되는 것을 막는 '떡볶이 방지 특별법' 등을 총선 공약으로 내세우며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2월 12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담 광장에서 열린 국왕 주관 공식 환영식에 참석해 있다.(사진=뉴시스)
"대통령 출장비, 국회 운영위에 제출"…명품 투어·폭탄주 '방지'
개혁신당이 대통령의 해외 출장 일정과 예산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황제출장 방지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대통령 배우자를 고위 공직자로 간주하는 '대통령 배우자법' 공약을 내세워 김 여사를 조준했는데요. 이번 타깃도 김 여사입니다.
개혁신당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해외출장 일정과 예산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황제출장 방지법'을 추진하겠다"며 "대통령은 물론 대통령 가족이 해외에 나가면 폭탄주를 마셨다느니, 명품 투어를 했다느니로 논란이 되는 것이 국민들 보기에 창피하다"며 황제출장방지법 추진 배경에 대해 말했습니다.
'황제출장방지법'은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한 김 여사가 리투아니아 현지에서 명품 쇼핑을 했다는 현지 보도에 논란이 되면서 이를 비판하고자 내세운 공약으로 분석됩니다. 당시 리투아니아의 한 언론이 김 여사가 경호원들을 대동해 명품 쇼핑을 다녀갔다고 보도하며, 명품 가게 밖을 나서는 김 여사의 모습을 포착한 사진을 함께 공개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허은아 개혁신당창당준비위원장은 "대통령실에서 국회 운영위에 해외 일정과 지출내역을 제출하면, 국민께서 내주신 피 같은 세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과 미국의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허 위원장은 "해외에서는 새로운 법이 아니다. 일본은 전날 조간신문에서 총리의 일정을 분 단위로 확인할 수 있다. 면담자의 직책과 이름, 식당 이름도 공개된다"며 "미국 백악관도 대통령 동선 공개에 적극적이다. 배석자들의 이름부터 이미지 자료까지 제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당장 모든 사항을 공개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 한 달 이내에 사후 보고는 하도록 해야 한다"며 "대통령실에서 국회 운영위에 해외 일정과 지출내역을 제출하면 국민께서 내주신 피 같은 세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6일 부산 중구 깡통시장을 방문해 박형준 부산시장, 기업인들과 떡볶이 등 분식을 맛보며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에게 빈대떡을 나눠주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조현준 효성 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윤 대통령,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기업 총수 '떡볶이 거부권' 보장…"기업인, 대통령 부하 아니다"
개혁신당은 윤 대통령이 지난달 6일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부산 중구 깡통시장의 한 분식집을 찾아 떡볶이를 시식한 논란이 일자 총수들이 '떡볶이 거부권'을 보장할 수 있는 '떡볶이 방지 특별법'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허 위원장은 "필요하다면 22대 국회에서 기업인들의 '떡볶이 거부권'을 보장하는 '떡볶이 방지 특별법'을 발의하겠다"며 "기업과 기업 총수들은 '스탠딩 먹방 쇼'의 동원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업인은 대통령의 부하가 아니다. 시가총액 수천조의 기업 총수들이 특정 지역 선거를 위한 행사라는 의혹을 받으며 대통령과 떡볶이를 먹어야만 하는 나라는 공화국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개혁신당은 기업에 엄격한 준법 의무와 납세의무를 요구하는 것 외 어떠한 준조세 성격의 요구나 비자발적 기여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대기업 총수들이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세계 각국에서 홍보 활동을 한 것을 두고 "국제행사 유치를 위해 총수들이 발 벗고 뛰는 것도 구시대의 유물"이라며 "기업과 기업 총수들은 동원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한편, 오랫동안 논란이 되고 있는 고연령층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에 대해서도 총대를 멨습니다. 만 65세 이상에 대한 지하철 무상 이용 혜택을 폐지하고 교통카드를 지급하도록 하는 '노인층 교통복지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은 "국가에서 맡아서 부담해야 하는 복지의 비용을 지자체에 떠넘기는 매우 부적절한 행정의 사례"라며 "고연령층의 교통복지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이 비용은 현재 대부분 도시철도 운영 기관의 부채로 남게 되며 미래세대에 전가되고 있는 비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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