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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증권업계는 리더십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일련의 사태로 미리 수장을 바꾼 증권사부터 세대교체 바람 속에서도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경우도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주요 증권사별 리더십 현황을 살펴보고 2024년 새해 증권업계의 향방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리더십 세대교체로 '변화'가 화두가 된 2024년 증권업계에서
대신증권(003540)은 '안정'을 택했다. 대다수 임원이 회사에 남았고,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오익근 대표도 무난한 연임이 예상된다. 오 대표는 대신금융그룹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대신맨’으로 그룹 사업 다각화를 이끌어 오너 일가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사진=대신증권)
종투사 진출 공식 선언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오는 4월 중 종합금융투자사(이하 종투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현재 증권사는 별도 기준 자기자본이 3조원을 넘어서면 금융위원회에 종투사 지정을 신청할 수 있다. 2024년 현재 KB·한국투자·NH투자·삼성·미래에셋·신한투자·메리츠·하나·키움증권 9곳이 종투사로 지정된 상태다. 대신증권의 지난해 3분기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2조1700억 수준으로 4분기부터 자기자본 3조원 초과 달성이 가능하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대신증권은 본사 건물 매각 추진과 더불어 종투사 진출을 공식화했다. 서울 중구 본사 사옥인 '대신343'은 현재 마스턴투자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과 매각 협상 중이다. 시장에선 매각가로 6500억원에서 최대 7000억원까지 전망하고 있다. 이어 지난해 10월 대신증권은 계열사 대신에프앤아이와 대신자산운용 등에서 4800억 원 규모의 중간 배당을 받았다.
종투사는 지난 2013년 증권사 대형화를 유도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추진해 도입한 제도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100%에서 200%까지 늘어나고 헤지펀드에 자금 대출이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도 제공할 수 있다.
왼쪽부터 양홍석 대신파이낸셜그룹 부회장과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진=대신증권)
30년 근무 '대신맨', 연임 유력
대신증권의 종투사 진출은 지난해 4월부터 대신증권 이사회 의장직을 맡은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이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양 부회장은 양재봉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의 아들로 오너 일가와 산하 재단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보통주 16.19%의 지분 중 10.19%를 보유한 실질적 오너다.
1981년생인 양 부회장은 2021년까지는 전면적인 오너 경영에 참여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22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 승인을 받아 6연임에 성공하면서부터 본격적인 오너 경영자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당시 주주총회에선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도 재임에 성공했다. 2020년 대신증권의 대표이사로 취임 이후 대신증권의 실질적인 경영을 이끌어온 오 대표는 30년 넘게 대신증권에서만 일해온 ‘대신맨’으로 양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해 연말 대신증권 임원인사에선 최근 이어진 증권업계 대규모 인력 교체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기존 임원 라인이 그대로 유지됐다. 기존 29명 임원 가운데 1967년생 정연규 서부WM부문장(전무)를 제외하고는 회사에 남았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오 대표의 연임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대신증권은 아직 결산이 마무리가 되지 않은 시점인 만큼 종투사 진출과 오 대표 연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아직 결산이 마무리되지 않아 자산규모 3조원 이상이 될지 확답할 수 없다”라며 “이에 따라 오 대표의 연임도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사항으로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적임자
오 대표의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이유는 오 대표가 양 부회장이 목표로 하는 대신증권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때문이다. 종투사 진출 행보도 이와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위탁매매에 편중된 현재 사업구조를 타파하고 양적 질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함이란 분석이다.
앞서 오 대표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대신저축은행 대표로서 대신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주선한 중순위 대출에 대신저축은행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그룹 내 부동산금융 부문 확대를 이끌었다. 2020년 취임 이후엔 리츠, 대체투자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했고 2021년엔 대신증권 자회사 대신F&I를 통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고급 주거단지 '나인원한남' 개발호 4500억원 규모의 분양 수익을 내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오 대표의 부동산금융 강화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신증권 사업구조는 크게 변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수익은 총 4710억원으로 이 중 위탁매매가 2742억원으로 전체 58.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운용 부문이 1111억원으로 전체 23.6%를 차지했고 IB와 자산관리는 각각 705억원, 189억원에 머물렀다.
이에 시장에선 대신증권의 종투사 진출은 사업 목표가 아닌 시작이라고 보고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종투사 진출 이후 경쟁이 계속되는 만큼 사업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요지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대신증권이 종투사로 지정될 경우 사업기반 확대에 따른 사업경쟁력과 시장지위가 제고될 수 있지만 종투사 사업자 간의 경쟁 상황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업무영역 확대에 걸맞은 영업 경쟁력 확보와 리스크 관리를 통한 이익창출력 확대, 지속적인 자본 성장과 시장지위 제고 등 실질적인 성과가 더욱 중요하다"라고 진단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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