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윌링스(313760)의 유상증자가 또다시 연기되면서 최대주주인
제이스코홀딩스(023440)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제이스코홀딩스의 전환사채(CB) 상환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윌링스 매각 불발 가능성까지 제기돼 제이스코홀딩스의 유동성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윌링스, 자금조달 일정·규모 변동…불성실공시 '초읽기'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윌링스는 다음달 8일로 예정했던 유상증자와 CB 납입일정을 연기했습니다. 유증은 2월28일, CB는 4월30일로 각각 미뤘습니다. 유증과 CB는 납입일은 최초 공시 당시 작년 8월10일이었는데요. 이번에 납입일을 연기하면서 납입일정이 6개월을 초과하게 됐습니다.
자금조달이 연기돼 윌링스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코스닥 상장기업이 납입일을 6개월 이상 연기하는 것은 공시변경에 따른 불성실공시 유형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거래소는 유상증자나 CB 납입일이 6개월을 초과하는 경우 불성실공시 지정 여부를 검토하게 됩니다. 유상증자의 경우 당초 납입예정금액이 24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감소하기도 했는데요. 유증 규모 20% 이상 변경 역시 불성실공시 유형에 해당합니다.
시장에선 윌링스의 자금조달 철회 가능성까지 거론됩니다. 만약 유증과 CB 발행이 철회된다면 공시번복에 해당하는데요. 불성실공시로 1년간 누적 벌점이 15점을 초과할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됩니다. 최근 알에프세미와
파멥신(208340) 등이 공시번복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습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앞서 지난 2021년 최대주주가 케디언스시스템으로 변경된지 1년만에 301억원을 들여 윌링스를 인수했습니다. 당시 자금사정이 넉넉하지 못해 대규모 CB 발행과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했습니다. 윌링스 인수를 위해 100억원 규모의 2회차 CB를 발행했으며, 최대주주 변경 직후에는 보유주식 전량을 상상인계열 저축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50억원을 차입했습니다.
제이스코홀딩스의 인수 후 윌링스의 곳간은 빠르게 비어갔습니다. 2021년 12억원이던 영업손실은 2022년 127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손실만 늘어난 게 아니라 매출도 급감하는 중입니다. 올해 3분기 누적매출은 79억원으로 전년 동기(468억원) 대비 83.1% 급감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0억원에서 93억원으로 4배 이상 불어났습니다. 그결과 2022년말 70억원에 달했던 이익잉여금은 작년 3분기 결손금 33억원으로 전환됐습니다.
최대주주인 제이스코홀딩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최대주주가 케디언스시스템으로 변경된 다음해인 2022년부터 적자전환했으며, 2021년 145억원이던 이익잉여금은 작년 3분기 결손금 225억원으로 전환됐습니다. 78억원에 달했던 현금성자산은 9억원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케디언스시스템이 보유한 제이스코홀딩스 주식 대부분(450만주)은 금전대여와 대차계약 등에 걸려있는 상황입니다.
제이스코, 눈물의 CB 할인 재매각…유동성 위기
윌링스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도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 4월 3회차 CB 400억원을 발행했는데요. 이 돈으로 윌링스 주식담보대출 50억원을 갚았지만, 안산시 소재 공장부지와 윌링스보유주식을 담보로 또다시 맡겼습니다. CB가 상환되지 않는 이상 윌링스 지분 매각은 불가능한 겁니다. 제이스코홀딩스가 지분매각이 아닌 유상증자를 통한 경영권 이전을 계획한 이유죠.
제이스코홀딩스는 최대주주 변경 이후 윌링스 인수와 니켈 광산 신사업 등을 위해 외부자금을 대규모로 조달했습니다. 최대주주 변경 후 2년간 발행한 CB만 880억원에 달합니다. 이후 CB의 주식전환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최근엔 회사의 유동성 위기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제이스코홀딩스의 자금 위기는 CB 풋옵션과 재매각에서 확연히 드러납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달 2회차 CB 일부(34억원)를 조기 상환했습니다. 이 CB를 이자를 포함에 36억원에 사들였는데요. 36억원에 인수한 CB를 다시 30억원에 재매각했습니다. 당장 부족한 회사 곳간을 급하게 채우기 위해 할인판매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 변경 후 신사업과 M&A 등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지만, 본업에서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신사업 역시 아직 성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외부자금 조달을 통해 연명해 왔는데 윌링스 역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우려가 있어 투자가 제대로 이뤄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윌링스 관계자는 “현재 불성실공시지정 사유에 해당해 거래소에 낼 소명자료 등을 준비하고 있고, 불성실공시지정 여부는 거래소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앞선 투자자의 경우 자금조달 능력이 불명확해 납입대상이 변경됐다”면서 “현재 투자자는 자금 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알아 자금조달을 계획 중이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제이스코홀딩스, 윌링스 홈페이지 캡처)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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