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7일 언론사 단독 대담을 통해 올해 정국 구상을 밝힐 예정입니다. 신년 기자회견은 물 건너간 것으로 이번에도 '선택적'이고 '일방적'인 소통 방식을 택한 겁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이지만,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과 여당의 주장이 반복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집권 3년 차, 공식 기자회견 단 '한 차례' 불과
윤 대통령은 설 연휴를 앞둔 7일 <한국방송공사(KBS)>와 대담을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합니다. 다만 녹화 방송인 만큼, 질문과 답변 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간 대통령실 내에서는 출입기자단이 직접 질문하는 일반적 방식의 생중계 신년 기자회견 혹은 출입기자단 '김치찌개 오찬' 개최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김 여사 의혹에 대한 질문으로 회견이 덮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배제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결국 대통령실은 정해진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대담을 선택했고, 공영방송인 <KBS>와 주요 현안을 얘기하는 것으로 정리된 겁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조선일보>와 단독으로 신년 인터뷰를 진행하며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았는데요. 올해 대국민 메시지도 <KBS> 대담으로 마무리되면 2년 연속 특정 언론사와만 만나는 선택적이고 일방적 소통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민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대통령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한 바 있는데요. 집권 3년 차를 맞은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1년 6개월간 단 한 차례도 기자회견을 갖지 않았습니다.
취임 초기 하루 단위로 이뤄졌던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질의응답)도 지난 2022년 11월 21일을 기점으로 중단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8월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명품가방 사건' 입장 직접 설명…'사과' 없을 듯
윤 대통령은 이번 대담을 통해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입장을 직접 설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설날 연휴를 앞두고 발표하는 입장 표명인 만큼 설 민심에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사과'에 나설지는 미지수입니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건에 대해 '함정 몰카', '정치공작'이 본질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한때 '사과'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있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함정 몰카'에 의한 피해자라는 인식은 공통됐습니다.
때문에 윤 대통령 역시 '사과' 수준까지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대신 김 여사가 명품가방을 받은 경위와 사후 처리 문제 등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설명하며 논란의 매듭을 지으려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임명 등 제도적 재발 방치대책을 언급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임명 등 제도적 보완 장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새해 정국 구상과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 추진 상황에 대한 설명, 그간 행사해 온 '재의요구권'(거부권)에 대한 정당성도 밝힐 것으로 관측됩니다.
'설 밥상'에 '김건희'…쌍특검 재표결 '영향'
이번 대담은 설 연휴를 이틀 앞두고 공개되는 데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설 밥상'에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윤 대통령의 대담을 통해서도 김 여사에 대한 명품가방 수수 의혹이 명확하게 해소되지 않는다면,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에 대한 여론의 요구가 격화할 수도 있습니다.
민주당은 총선 마지막 본회의인 29일 쌍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 보장과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의 재표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민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총선 국면인 만큼, 여당 내 이탈표가 발생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