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조, ‘전례 없는’ 회장 후보 면담 요청
호화 해외출장 등 우려 표한 면담 요청
정기주주총회 등 선임 과정 남아
2024-02-19 14:16:39 2024-02-19 16:44:47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포스코 노조가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후보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장 후보는 정통 '포스코맨' 인데다가 아직 취임 전인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노조가 최근 발생한 호화 해외출장과 내·외부 갈등 등의 우려를 표하며 면담 요청을 한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면담 요청을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19일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조는 후추위에 장인화 포스코 회장 최종 후보에게 '조건 없는 만남'을 제안했습니다. 회장 인선 과정에서 외풍이 작용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포스코 노조는 "포스코 그룹은 각종 규제와 사업 다변화의 격류 속에서 수뇌부들의 윤리 문제까지 떠안은 상태로 다음 선장을 기다리고 있다"며 "장 후보가 이전 회장이 보여준 불통의 모습으로 그룹을 이끌 것인지, 노동조합을 인정해 노사가 함께 그룹의 위기를 헤쳐나갈 것인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포스코 대표 교섭노조인 한국노총 포스코노동조합의 김성호 위원장(가운데)이 지난 6일 경북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장 후보는 1988년 포스코 전문연구기관인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해 2011년 포스코 본사로 적을 옮겨 포스코 신사업실장, 철강마케팅솔루션 실장, 기술투자본부장, 기술연구원장과 철강생산본부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2018년부터 2021년 2월까지 포스코의 철강부문장이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임했고, 2021년 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현재까지 포스코 자문역을 수행하는 등 정통 '포스코맨' 입니다.
 
앞서 후추위가 공개한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 명단에는 내부인사 3명, 외부인사 3명으로, 외부인사 선출 가능성이 제기됐었습니다. 하지만 철강 본업 경쟁력 강화 차원으로 '순혈주의'가 유지됐습니다.
 
이처럼 장 후보가 포스코맨·순혈주의임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면담 요청을 한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취임 전 후보에게 면담 요청한것을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장 후보가 아직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치지 않았고,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검증하겠다고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성희 L-ESG평가 연구원장(고려대 노동전문대학원 교수)는 "(장인화 후보를)윤석열 정부가 임명했을 것이니 아무래도 노조와 코드가 맞지 않을 것"이라며 "노조가 이러한 상황에서 찬성이든, 반대 입장을 표명하기 전 확인 절차가 필요해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장 후보의 회장 선임 과정은 아직 남았습니다. 다음달 21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장 회장 후보의 회장 안건을 상정하고, 주총에서 과반 찬성을 얻어야 회장 부임이 가능합니다. 
 
특히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통과 여부가 최대 관문입니다. 국민연금 수책위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포스코 회장 선임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위원회는 총 9명으로 지역가입자단체, 사용자단체 및 근로자단체가 3명씩 추천한 인사들입니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최종후보에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사진=연합뉴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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