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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2월 29일 16:2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가 판매관리비 관리 등을 통해 3년 연속 영업이익경비율(CIR) 수치를 개선했지만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나머지
KB금융(105560)·
신한지주(055550)·
하나금융지주(086790) 등 다른 지주에 비해 CIR 수치는 높지만 기업설명회(IR) 자료에는 명예퇴직비용을 제외한 CIR만을 기재했다. 타 지주가 명예퇴직비용 포함 수치와 미포함 수치를 함께 제공한 것과 달라 자칫 투자자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지주 설립 이후 지속적 개선
금융지주는 매 분기 IR을 통해 분기별 실적을 공시하며, 매년 2월에는 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투자자 판단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다. 금융지주가 제공하는 정보에는 건전성을 판단할 수 있는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을 비롯해 수익성의 척도가 되는 총자산수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이 있다.
CIR도 금융지주의 주요 경영 지표 중 하나다. CIR는 순영업수익 대비 판매관리비의 비중이다. 낮을수록 효율적으로 기업을 경영했다고 여겨져 금융지주들은 해당 수치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기업설명회를 통해 CIR수치 개선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우리금융의 IR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금융의 CIR은 43.5%다. 지난 2020년 55%를 최고점으로 찍고 3년만에 43.5%로 떨어졌다. 전년인 2022년과 비교해도 0.9%p 하락시키는 데 성공했다. 판매관리비도 4조2790억원으로 전년 4조3680억원 대비 감소한 것이 주효했다. 전년과 비교해보면 인건비가 지난해 말 2조7290억원으로 전년 2조9120억원 대비 6.3%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물건비와 제세공과금이 각각 증가했으나 판매관리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가 줄어들면서 타 항목의 증가를 상쇄시킬 수 있었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달 초 진행된 IR에서도 “적극적인 비용 효율과 노력의 성과로 3년 연속 그룹 판관비용률이 하락했으며, 디지털 경쟁력 강화 등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한 투자는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명퇴비용 슬그머니 제외
우리금융지주가 판매관리비 절약에 성공하면서 CIR 관리에는 성공했으나 투자자들에 대한 배려는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우리금융이 투자자에 제공한 CIR수치는 명예퇴직비용을 합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4대 금융지주가 IR자료를 통해 제공한 CIR은 ▲KB금융 41% ▲신한지주 41.4% ▲우리금융지주 43.5% ▲하나금융지주 40.6%다. 다만 우리금융이 제공한 수치와 타 금융지주가 제공한 수치에는 차이가 있다. KB금융을 비롯해 3사가 제공한 CIR은 모두 퇴직급여를 포함한 수치다. KB금융과 신한지주의 경우 희망퇴직비용 등을 특이요인으로 정하고 포함 수치와 미포함 수치를 제공했다. 하나금융은 희망망퇴직급여를 제외한 수치는 제공하지 않고 포함 CIR만 제공했다.
우리금융 팩트북에 따르면 퇴직비용을 모두 포함한 지난해 말 CIR은 45.2%다. 포함 전 CIR과는 1.7%p 차이가 난다. 타 금융지주와의 격차도 벌어졌다.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하나금융의 퇴직급여 포함 CIR은 40.6%로, 우리금융과는 4.6%p 차이다. 투자자가 우리금융이 제공한 수치를 퇴직급여 포함 수치라고 여겼을 경우 두 지주의 격차는 2.9%p로 줄어든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우리금융이 꼼수를 부렸다고 여길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9년 출범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명예퇴직비용은 하단에 따로 표기한 후 미포함 CIR만을 제공해왔다. 우리금융이 제외한 명예퇴직비용은 ▲2019년 1560억원 ▲2020년 2020억원 ▲2021년 1810억원 ▲2022년 1620억원 ▲2023년 1650억원 규모다. 지난해의 경우 1650억원은 전체 인건비의 6%를 차지한다.
명예퇴직비용을 포함시킨 우리금융의 CIR은 ▲2019년 54.3% ▲2020년 58% ▲2021년 49.7% ▲2022년 46% ▲2023년 45.2%다. IR을 하는 시점에서 해당 수치를 알기 위해서는 영어로 작성된 팩트북을 참고해야하지만, 국내 일반 투자자들은 대부분 보지않는다.
금융업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팩트북은 주로 전문가가 투자를 판단할 때 쓰이고, 일반 투자자는 보통 IR행사에서 쓰인 프레젠테이션을 참고해 투자 향방을 결정한다”라면서 “투자자가 명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특이요인을 포함한 수치도 제공하는 것이 좋다고 보며, 현재 공시된 자료로는 투자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IR자료에는 회사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기재한다"라며 "CIR의 경우 특수요인을 제외한 실질적인 개선치를 투자자에게 제공해 드리고 있고, 세부적인 내용은 팩트북에서 확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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