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고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에 연루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10일 호주로 출국했습니다. 법무부가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한 지 이틀 만에 호주대사 자격으로 출국한 겁니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와의 투쟁에 전면적으로 나서겠다"고 반발했습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오후 7시51분 호주로 향하는 항공편에 탑승해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야당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것이 정권이 강조하는 '법치와 공정', 자유 대한민국의 실체인가"라고 꼬집었습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내일부터 윤석열정부와의 투쟁에 전면적으로 나서겠다"며 "관련 상임위 소집해서 이 문제를 따지겠다"고 했습니다.
이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 출입국 절차를 통과하는 과정 등 이 모든 내용에 있어서 직권남용과 수사 방해 관련된 자들을 모두 공수처를 포함한 형사 고발조치 하겠다"며 "법적 검토 되는 대로 국회 차원에서 직권남용 및 범 피의자 해외 도피 관련해서 외교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의 탄핵 여부를 적극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조국혁신당의 신장식 수석대변인과 영입인재인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도 인천공항을 찾아 이 전 장관을 규탄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역시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우리 편이면 출국금지도 무력화 시키는 이런 행태에 공정은 어디 있으며 상식은 어디 있느냐"라며 "대한민국 국군 장병중 누가 상관을 신뢰하고 나라를 지키는 일에 매진하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이에 반해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종섭 주호주대사 내정자의 출국은 공직자로서 공무수행을 위한 것"이라며 "우호국의 대사 임명에 있어 무한정 공석으로 둘 수 없기에 더는 지체할 수 없는 상황에 내린 결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해병대 사망 사건 수사와 관련해서도 지난 9월 고발 이후 반년이 지나도록 소환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이 내정자는 적극 협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9월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지난 1월 고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이 전 장관을 출국금지한 바 있습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4일 호주대사로 임명됐고 공수처는 7일 피의자 조사를 4시간 진행했습니다. 법무부는 8일 이 전 장관의 이의신청에 응해 출국금지를 풀었습니다.
이 전 장관이 해외로 가게 되면서 수사 외압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입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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