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김승유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사진)은 금융권에서 대표적인 달변가로 통한다. 반세기 가까이 금융권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대화에 녹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16일
외환은행(004940) 인수 계획을 깜짝 발표하면서도 눈여겨 볼 만한 또하나의 어록을 남겼다. M&A는 연애다라고 한 것.
김 회장은 16일 서울 을지로입구 하나금융지주 8층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날 오전 김인경 선수가 역전승해 기분이 좋다"는 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김인경(22·하나금융) 선수는 한국시간으로 지난 15일 멕시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면서 세계랭킹 7위로 뛰어올랐다.
이는 시장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하나금융의 상대적 열세를, 김 선수의 역전승 소식으로 시작해, 금융권 M&A시장에서 기선을 잡아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이어 "M&A란 항상 상대가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워야 한다"며 연인 관계로 묘사했다.
또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관련 MOU를 체결했고, 실사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제 남은 순서는 공식적인 '연인' 관계가 되길 희망한다는 얘기다.
김 회장은 IMF/WB총회 참석차 지난 10월초 미국 워싱턴에서도 M&A 추진계획과 관련해 "대놓고 연애한다는 사람치고 결혼하는 것 못봤다. 소문 내놓고 제대로 (연애)하는 것 못봤다"고 비유했었다.
이보다 앞선 지난 6월에는
KB금융(105560)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어윤대 당시 내정자가 "우리금융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자 김 회장은 "금융권에 45년 몸담았다"며 "인수합병에서 상대를 지칭해 말하는 건 잘 모르는 소리"라며 어 회장을 향해 직격탄을 날린 적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은 말을 신중하게 하기로 유명하다"며 "보람은행, 충정은행, 서울은행 등 시중은행 여러 곳을 인수합병하며 덩치를 키워오다보니 이런 습관이 베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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