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에서 열린 ‘2024학년도 1학기 총동아리연합회 신입생 가두모집’에 참여한 동아리 회원들이 캠퍼스를 행진하며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표심을 정하지 못한 '20대 무당층'이 총선 변수로 등장했습니다. 20대는 지난 대선 승패의 핵심 변수였는데요.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20대의 무당층 비율이 전 연령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20대 무당층의 표심이 오는 4월 총선에서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704만명 중 '295만명' 표심 못 정했다
15일 공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3월12~14일 조사, 표본오차 ±3.1%포인트, 전화조사원 인터뷰)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무당층 비율은 42%로 조사됐습니다. 20대와 함께 MZ세대를 이루는 30대의 무당층 비율은 25%였습니다. 이어 40대 12%, 50대 8%, 60대 11%, 70세 이상 8%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한 무당층의 비율은 17%였습니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의 무당층 비율을 2024년 2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으로 환산하면, 20대 총 704만7111명 중 295만9787명이 표심을 못 정했습니다. 이어 30대 무당층 비율을 환산하면 총 654만9134명 중 163만7284명이 지지 정당을 정하지 못했습니다. 20대와 30대를 합하면 총 1359만6245명 중 459만7071명의 표심이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4주 간 20대 무당층 비율의 변화를 보면 줄곧 40%대를 유지해왔습니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 2월4주차 조사 때 45%, 2월5주차 조사 때 40%, 3월1주차 조사 때 47%, 이번 주 3월2주차 조사에선 42%였습니다. 4년 전 21대 총선이 치러진 해인 2020년 3월2주차 조사 때도 20대의 무당층 비율은 46%로,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20대 무당층' 비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밑에 세대로 내려갈수록 탈이념 세대"라며 "그런데 양당은 여전히 시대착오적인 이념 대립을 하고 있다. 그러니 (20대에서) 지지할 수 있는 정당이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또 "양당 모두 너무 극단적인 정치를 하니 협치도 실종되고 (20대 청년들이 보기에) 본인들의 문제 해결에 보탬이 안 된다고 생각하니 지지를 안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탈이념' 2030대…대선 이어 총선도 '핵심 변수'
이번 총선에서도 20대 표심은 여야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힙니다. 최근에 여야가 가장 치열하게 맞붙었던 2022년 대선에서도 20·30대의 표심은 최대 승부처였습니다. 당시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진행한 출구조사 결과에서 20·30대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거의 반반씩 지지했습니다. 이 후보의 20대 득표율은 47.8%, 윤 후보는 45.5%였습니다. 30대에선 이 후보 46.3%, 윤 후보 48.1%였습니다.
20·30대의 절반 가까운 윤 후보 지지에는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반영됐지만, 당시 '2030세대 남성과 60대 이상이 손잡고 4050세대를 포위하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이른바 '세대포위론'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만 이 대표의 '젠더 갈라치기' 전략이 역풍을 맞으며 20대 여성이 대선에서 이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결과를 낳기도 했습니다.
결국 20대 표심이 어느 당으로 갈지 중요하지만, 투표장에 안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실제 20대의 투표율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2022년 대선에서 전체 유권자 투표율은 77.1%로 2017년 대선(77.2%)과 0.1%포인트 차이에 불과했지만 20대 투표율이 대략 5%포인트 줄었습니다. 같은 해 6월 지방선거에서도 20대 투표율 하락 폭이 컸습니다. 2018년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20대는 52.0%에서 36.3%로, 10%포인트 이상 투표율이 하락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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