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대형 수습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의과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응시생들의 권리가 침해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정중 부장판사)은 29일 수험생·학부모·서울 지역 의대생 등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주호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의대 정원 증원 및 배정 처분 집행정지 심문기일을 진행했습니다.
신청인 측은 "고등교육법상 사전예고제에 위반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집행정지 요건과 관련해선 "신청인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긴급하게 정지할 필요가 있다"며 "(집행절차를) 정지하더라도 공공복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정부 측은 "본안판결을 기다릴 수 없을 정도로 긴급히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아니다"라며 "보건복지부 장관의 결정은 항고소송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비판에 "수학적인 공식에 따를 문제가 아니라 정책적인 사안"이라며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주장에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전예고제 위반이라는 지적에는 "사전예고제의 주체는 대학"이라고 잘라말했습니다.
정부 "심각한 보건의료위기"
앞서 지난 28일에는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최수진 부장판사) 심리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 증원 및 배분 결정 집행정지 심문기일이 열렸습니다.
박 비대위원장 측은 "지방 소재 의대와 서울 소재 의대는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유기체로서 연쇄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관계"라며 "정부의 의대 정원 배분으로 지방 의대에 과부하가 걸리면 곧바로 전공의·수련의를 수용할 수 없어 서울 소재 대학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방 의대에) 절대적으로 교수 수가 부족해져 서울 소재 의대 교수들이 지방으로 출장 교육을 해야 할 것"이라며 “지방 의대 증원으로 서울 소재 의대생들은 양질의 교육과 수련을 받을 권리 등을 직접적으로 침해받는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정부 측은 “의대 정원은 27년간 늘지 않았다"며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수도권 원정치료 등 심각한 보건의료위기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박 비대위원장은 의대 증원 대상이 아닌 연세대 소속 전공의라 소송 자격이 없다"며 원고 적격성을 문제삼기도 했습니다.
전국 40개 의대생들도 집행정지 및 본안소송 제기할 계획
의대 증원을 둘러싼 법정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앞서 전국 33개 의대 교수협의회 대표, 전공의와 의대생 등이 의대 증원 결정에 집행정지 신청을 낸 바 있고 다음주 중 전국 40개 의대생들도 의대 증원 방침에 대해 집행정지와 본안소송을 제기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비대위원장의 소송대리인을 맡은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28일 심문을 마치고 나와 "전국 40개 의과대학 학생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의사를 타진해 왔다"며 "이번 주말까지 소송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명단을 다 모아 다음 주 월요일(4월1일)에 법원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공의·학생·수험생들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심문기일인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측 소송대리인인 이병철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대형 수습기자 april2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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