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와 사측이 2023년 임금 인상률을 두고 1%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서 끝내 교섭이 결렬됐습니다. 이에 따라 모기업 아시아나뿐만 아니라 자회사 에어부산, 에어서울 조종사들의 2023년 임금협상도 사실상 가로막히게 됐습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APU)과 회사는 작년부터 ‘2023년도 임금협상’을 해왔지만 지난 5일 교섭 11차를 끝으로 결렬됐습니다. 노조는 8.5%를 사측은 7.5%의 인상률을 제시하며 1% 간극을 줄이지 못했습니다. APU는 교섭이 결렬된 지난 5일에 서울 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모기업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이 회사와 임금협상 타결을 하지 못하면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조종사들은 사실상 협상 테이블조차 마련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주 채권단인 산업은행에서 파견된 경영관리단장은 아시아나 조종사 임협을 매듭지어야만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도 교섭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견을 아시아나 경영진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APU는 2019~2022년 4개년 치 임금 인상률을 2.5% 합의했습니다. 4개년에 대한 연 인상률은 0.0625%에 그치는 수준이었지만, 코로나 팬데믹 기간 등을 고려해 APU가 한 발 물러섰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작년에 회사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점 등을 미뤄볼 때, 8.5% 제안은 무리한 인상률이 아니라는 것이 노조 측의 입장입니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작년 연매출 6조5321억원을 달성하며 회사가 2018년에 세운 최대 연매출 6조2012억원을 갈아치웠습니다.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APU는 3%에 미달하는 인상률이었지만 4개년 치 임금이 인상됐습니다. 하지만 자회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이 기간 임금이 동결됐습니다. 때문에 자회사 두 곳은 2023년도 임금협상이 사실상 5년 만에 하는 교섭입니다. 에어부산 조종사는 2019~2022년 임금이 동결됐고, 에어서울 조종사들은 2015년 회사가 창립된 이후 2018년에 한 차례 임금 인상 이후 없었습니다.
에어부산 조종사 노조는 2023년 임금인상률을 두 자릿수로 제시했고, 에어서울 조종사 노조는 회사와 교섭하는 임금테이블 자체를 재조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측은 “조정 신청 기간에 얼마든지 타결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회사는 조종사노조와 지속적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속한 합의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은 경쟁사와 비교해 임금협상이 늦어지면서 최근 퇴사율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 자회사 관계자는 “지난달에 기장 3명을 포함해 운항승무원 4명이 퇴사했다”면서 “아시아나든 자회사든 티웨이 등 경쟁사로 이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했습니다. 2024년 1월 기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는 1400여명, 에어부산 250여명, 에어서울은 92명으로 코로나 팬데믹 기간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아시아나는 80여명, 에어부산 40여명, 에어서울은 31명 줄었습니다.
2023년 6월 7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APU) 쟁의 대책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에서 APU 최도성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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