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주권자들의 신성한 한 표, 한 표를 모아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국민 손으로 직접 써주길 바란다"
4·10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오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법정으로 들어가기 전 서관 입구 앞에선 그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는데요. 표심을 호소하는 그의 발언이 끝나자 숨죽이던 지지자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이 대표의 이름을 연호했습니다.
이 대표의 법정 출두 이전부터 서관 입구 양 옆에는 유튜버와 파란 옷을 입은 지지자들 수십명이 모여있었습니다. 이들 사이에서는 "정치검찰 해체하라", 윤석열 탄핵", "재판 중단하라", "윤석열, 심판 각오해라"는 외침이 터져나왔습니다. 일부 지지자는 소리가 너무 크다며 "무식해보인다"고 불평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가 탄 차량이 도착하자 지지자들의 연호는 더 커졌습니다. 이 대표는 차량에서 내려 법정 입구로 향하던 중 기자회견을 위해 자리에 멈춰섰는데요, 그의 발걸음이 멈추자 지지자들의 목소리도 이내 잦아들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총선 하루 전날인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며 기자회견을 하던 중 울분을 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저의 손발을 묶는 것이 검찰독재정권 정치검찰의 의도"라며 "제가 다하지 못하는 제1야당 대표의 역할을 국민 여러분이 대신해달라. 손이 닿는 모든 연고자를 찾아 투표해달라고 독려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정권은 잡으라는 물가는 못 잡고, 정적과 반대 세력만 때려잡는다"며 "국민통합에 앞장서야할 대통령이 이념전쟁을 벌이고 폭압적인 검찰통치가 이어지며 민주주의의 기본인 대화와 타협, 공존은 실종됐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그는 "이 정권은 ‘확정 범죄자도 사면해 출마시키겠다. 어쩔래?’, ‘우리 가족은 못 건드린다, 어쩔래?’(라며) 국민을 존중하지도 국민의 눈치를 보지도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인, 선거 전날인 오늘, 초접전지들을 들려서 한 표를 꼭 호소하고 싶었다"며 "재판에 출석하지 말고 지역을 돌아야 한다는 그런 제안도 있었다"고 재판 참석을 결정하기까지 고심이 깊었음을 에둘러 표현했습니다.
이어 "1분 1초를 천금같이 쓰고 싶었다"며 "그러나 국민으로서 재판 출석 의무를 지키기로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대표는 △경남 진주갑 갈상돈 △강원 강릉 김중남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이재한 △충남 서산·태안 조한기 경기 포천·가평 박윤국 △충남 공주·부여·청양 박수현 △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 남병근 등 초접전지의 후보들을 한 명씩 거명하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거듭 호소했습니다.
이 대표는 "그 외에도 수없이 많은 민주당 후보들이 박빙의 결전을 치르고 있다"며 "이 초박빙 접전지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다"고 지지층의 결집을 독려했습니다.
발언을 마친 이 대표는 곧장 법원으로 향했습니다. '(이번 출두가) 법원의 구인장 발부를 염두에 둔 것이냐', '법원의 기일지정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의가 나왔지만 이 대표는 모두 답하지 않고 서관 입구로 들어갔습니다.
이에 지지자들과 유튜버들은 "선거방해하는 재판 중단하라", "주가조작 수사하라"며 이 대표 재판 관련 검찰을 탄핵하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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